살가운 상말
612 : 일물일어설
과연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까지도 넘어선 작가적 유연성으로 보아줄까요
《은희경-생각의 일요일들》(달,2011) 33쪽
‘과연(果然)’은 ‘참으로’나 ‘그야말로’나로 손보고, “작가적(作家的) 유연성(柔軟性)으로”는 “작가다운 부드러움으로”나 “작가다운 따스함으로”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은 국어사전에 안 실립니다. 한국말도 아니요, 한국말로 스며든 한자말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서양사람이 얘기한 학설을 중국사람이나 일본사람이 한자말을 빌어서 옮긴 글월이 ‘一物一語說’이지 싶어요. 이 글월은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말은 하나의 말밖에 없다”를 뜻한다고 해요.
이러한 글월이라면 “한 가지 것에 한 가지 말”처럼 적을 수 있어요. 굳이 사자성어나 오자성어 꼴로 적어야 하지 않아요. 뜻을 살려 “저마다 다른 이름”처럼 적어 봅니다. “저마다 이름 하나”처럼 적어도 되고, “모두한테 이름 하나”처럼 적을 수 있어요.
서양사람이 들려준 얘기를 한자말로 옮긴 사람도 이녁 스스로 깊이 생각하면서 ‘一物一語說’ 같은 글월을 빚었어요. 이러한 얼거리를 살펴, 우리도 한국말로 서양사람 얘기를 알맞고 환한 글월로 빚으면 아름답습니다. 그러면, 나중에는 “작가적 유연성” 같은 대목도 한결 보드라우면서 쉽게 풀어서 새롭게 적을 수 있고, 이 보기글 또한 한껏 빛나는 아름다운 한국말로 아주 달리 적을 수 있습니다. 4346.6.25.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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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한 가지를 나타내는 말은 하나뿐이라는 옛말까지도 넘어선 작가다운 부드러움으로 보아줄까요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