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밟기
밤에 아이들 쉬를 누일 적에 불을 안 켠다. 불을 안 켜도 자다 일어나면 어느 만큼 앞을 볼 수도 있고, 앞이 아직 새까맣더라도 천천히 발걸음 떼면 어디가 문턱이고 마루인지 헤아릴 수 있다. 그런데 어젯밤 또 아이들 장난감을 콱 밟았다. 어젯밤에는 장난감을 콱 밟고는 오른다리에 힘이 쪽 빠지며 주저앉는다. 뭘까. 얼마나 뾰족한 것을 밟았기에 이렇게 아플까. 동이 틀 무렵 발바닥을 쳐다본다. 발바닥 한복판에 시커멓게 핏물 고인다. 그나마 찢어지지 않고 이렇게 속으로 핏물만 고이네. 바늘에 실을 꿴 뒤 달구어서 피고름을 빼야겠구나. 그렇지만, 아이들 밥 먹이고 이것저것 치우고 하면서 좀처럼 바늘 달구어 피고름 뺄 겨를을 내지 못한다. 얘들아, 마음껏 어지르며 놀아도 좋은데, 이것 논 다음 저것으로 넘어갈 적에는 제발 한쪽으로 몰아넣든지 치우든지 하자. 발바닥 너무 아프구나. 4346.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