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꽃신


 

  읍내로 마실을 다녀오려고 아이들 데리고 마을 어귀로 간다. 버스때에 늦었나 싶었지만, 군내버스는 으레 몇 분 늦게 오기 마련이라 안 놓친다. 큰아이는 “아버지 잠깐만 기다려 봐.” 하더니 마을 꽃밭에서 노란 꽃, 아마 금계국 같은데, 꽃송이를 똑 따서 군내버스에 오른다. 이윽고 읍내에 닿아 내릴 무렵, 어느새 큰아이는 노란 꽃송이를 제 신에 꽂았다. 어라, 네 신은 꽃신이네.


  “벼리야, 네 신 한번 사진으로 찍자.” “응, 고양이 꽃신이야.” 옳거니. 네 신은 고양이 무늬 들어갔으니까, ‘고양이 꽃신’이로구나. 한참 읍내를 ‘고양이 꽃신’ 신고 걷다가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잠깐만 기다려 봐요. 내가 뭐 줄게요.” 하면서 제 신에 꽂은 노란 꽃을 뽑아 내 가방에 꽂는다. 쳇. 이제 꽃이 시들 만하고, 너는 가볍게 뛰어다니고 싶어 아버지한테 넘기는구나. 꽃을 주려면 처음부터 줘서 ‘꽃아버지’로 삼아 주어야 하지 않니. 4346.6.19.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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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9 04:58   좋아요 0 | URL
앗, '고양이 꽃신'.
벼리의 예쁜 행동도
'고양이 꽃신' 사진도 정말 좋네요~^^
노란 꽃을 단 고양이가 "야~옹~" 하는 것 같아요. ㅎㅎ

숲노래 2013-06-19 07:24   좋아요 0 | URL
저도 어릴 적에 우리 아이처럼 놀았구나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