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55) 휴우 1

 

휴우, 들쥐와 이야기하는 것도 꽤 고단하군
《미야자와 겐지/햇살과나무꾼 옮김-늑대 숲, 소쿠리 숲, 도둑 숲》(논장,2000) 153쪽

 

  “들쥐와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글월은 얼핏 보기에 말썽거리가 없다 여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 말투로 바르게 읊자면 글월을 손질해야 알맞습니다. “들쥐와 이야기하기란”이나 “들쥐와 이야기를 나누는데도”나 “들쥐와 이야기하는 일도”로 손질해야지요. ‘것’을 이처럼 아무 데에나 넣는 말투는 올바르지 않아요.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것’을 제대로 쓸 줄 모릅니다. 아무 데에나 ‘것’을 넣습니다. 오늘날 어른 가운데 ‘것’을 알맞거나 바르게 가누는 사람은 대단히 적습니다. 이리하여, 아이들도 아무 자리에나 ‘것’을 써요. 교과서에도 동화책에도 잘못된 말이 넘칩니다. 신문에도 소설책에도 엉터리 말투가 번집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잘못된 말이 ‘한국말’이라 할는지 모릅니다. 오늘날에는 엉터리 말투가 ‘한국 말투’로 뿌리내렸다 할 만합니다. 슬기롭게 가다듬으려는 사람이 없다면 잘못된 말이 ‘잘못된 말’이 아니라 ‘흔히 쓰는 말’이 됩니다. 올바로 추스르려는 사람이 없으면 엉터리 말투가 ‘엉터리 말투’ 아닌 ‘한국 문화’로 뿌리내립니다.

 

 휴우 (x)
 후유 (o)
 히유 (o)

 

  한숨을 쉴 때에 내는 소리를 한글로 옮겨서 적으면 ‘후유’나 ‘히유’입니다. ‘휴우’는 아닙니다. 그런데 ‘휴우’라고 하는 소리말이 자꾸 퍼져요. 일본책을 어설피 한국말로 옮기면서 이런 말투가 퍼져요.


  일본말로 한숨소리 적으면 ‘휴우’라고 합니다. 얼핏 들으면 ‘휴우’도 ‘후유’도 비슷하다 여길 수 있어요. 한국말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분이라면, 일본책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일본 소리말’ 그대로 적바림하고 말아요.


  일본에서 나온 소설책, 만화책, 동화책, 그림책 들을 한국말로 옮기는 분들은 일본말뿐 아니라 한국말도 깊고 넓게 살펴야 합니다. 일본 어린이문학을 옮길 때에는 훨씬 더 마음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나라 아이들이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배우도록 돕는 노릇을 하는 동화책이거나 만화책이 되기도 해요. 4346.6.1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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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 들쥐와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꽤 고단하군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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