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잠들다

 


  낮에는 빨래터에서 물놀이를 하고, 곧바로 군내버스를 타고 읍내마실을 하던 어느 날,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단하게 잠든다. 이야, 두 아이를 하나씩 안고 내려야 하나. 작은아이는 옆지기가 안고 큰아이는 내가 안는다. 읍내에서 장만한 먹을거리를 담은 무거운 가방 짊어지고 큰아이를 안으며 버스에서 내린다. 옆지기도 작은아이를 안고 내린다. 큰아이는 얼마 뒤 깨어나 “걸을래.” 하고 말한다. 잠에서 살짝 깬 큰아이가 “걸을래.” 하고 말할 적에는 아버지 가방 무거우니 짐을 덜어 주려는 마음이라고 느낀다. “괜찮니?” “응.” “그럼 조금 걸어 주렴.”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져서 깨어나지 않는다. 한참 신나게 놀고 뛰고 달렸으니. 아무 걱정 할 일 없이 실컷 노는 아이들. 아무렴, 네 어머니와 아버지도 너희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믿고 실컷 놀았지. 너희도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믿고 실컷 놀며 곯아떨어지면 돼. 4346.6.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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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12 10:26   좋아요 0 | URL
힘은 드셨겠지만 ~
엄마도, 엄마 품에 앉겨 가는 산들보라도 다정히
참 아름다운 사진입니다.~~*^^*

숲노래 2013-06-12 10:33   좋아요 0 | URL
이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기는 해도
언제나 제가 잠든 아이를 안아야 하니
그야말로 아주 오랜만에
모처럼 한 장 찍었답니다~

이런 사진 남겨야
아이들도 무언가
나중에 알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