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책읽기
애기똥풀을 나물로 먹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란다. 애기똥풀과 감자잎만큼은 섣불리 먹지 말라는 이야기를 으레 들었기 때문이다. 약풀로는 쓰되 나물로는 안 먹는다고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우리 식구들 먹는 풀 가운데 오늘날 여느 사람들 잘 안 먹는 풀 꽤 많다. 우리 식구들은 스스로 먹고 씹은 뒤 나물로 삼으니, 이 풀이 어떤 이름인지 그닥 살피지 않는다. 오직 내 몸을 헤아려 풀을 받아들인다. 그러니까, 애기똥풀을 나물로 먹는 사람들도 이녁 몸을 헤아려 나물로 받아들였겠지.
전라남도 고흥 시골마을에서 애기똥풀은 잘 못 본다. 잘 안 보인다. 서울이나 인천에서는 애기똥풀 흔히 보았고, 충청북도 멧골자락에서도 애기똥풀은 쉽게 보았다. 온 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했는데, 왜 고흥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울까. 아직 우리 식구들 걸어다닌 곳이 그리 안 넓기 때문일까. 고흥에서 한창 애기똥풀 돋아 꽃이 필 무렵 논둑이랑 밭둑 모조리 갈거나 태우니, 찾아보기 어려울까. 4346.6.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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