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낮 세 시 오십 분 시외버스를 타고
고흥에 저녁 여덟 시 즈음 떨어진다.
부산서 시외버스를 탈 적에는 속이 아주 더부룩하더니,
벌교 거쳐 과역면 지날 무렵부터는
속이 확 풀린다.
시외버스에서도 바람맛 달라진 줄 느낀다.
읍내에서 내려 걸으며,
또 마을 어귀에 닿아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고 집까지 걸으며,
비로소 내 숨결이 살아난다고 느낀다.
이 아름답고 푸른 시골로 돌아와서
잠을 잘 수 있다는 기쁨 한껏 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