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꽃을 노래해

 


  옆지기 먹을 풀물을 짜려고 풀을 뜯다가 뒤꼍 흙땅에서 감꽃을 본다. 어, 감꽃이 떨어졌네. 엊그제 몰아친 비바람에 떨어졌나. 갯기름나물 넓적한 잎사귀 사이에 한둘 놓인 감꽃 앙증맞구나 싶어 가만히 바라본다. 손바닥에 감꽃을 하나둘 담는다. 어느새 손바닥으로 담기에 모자랄 만큼 많이 줍는다. 소쿠리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하며 마당으로 간다.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한테 감꽃을 몇 내민다. 아이들이 맛나게 먹는다. 아이들 손에 감꽃 더 쥐어 준 다음, 소쿠리를 들고 뒤꼍으로 간다. 소쿠리 가득 감꽃을 줍는다. 이쪽에서 감꽃을 줍자니 저쪽에서 새 감꽃 톡 소리 내며 떨어진다. 저쪽에 떨어지는 감꽃을 주우니 요쪽에서 새 감꽃 톡 소리 내며 떨어진다. 감나무 밑에서 입을 헤 벌리면 입으로 감꽃송이 하나쯤 들어올까. 흙땅에 떨어진 감꽃송이에는 개미 여럿 찾아들어 감내음 먹는다. 4346.5.3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보슬비 2013-05-31 22:49   좋아요 0 | URL
와... 감꽃 처음 봤어요.
방울꽃처럼 너무 이쁘네요. 그냥 한번 먹어보고 싶은데, 감꽃을 생으로도 먹을수 있나요? ^^
꽃차도 너무 좋을것 같아요.

숲노래 2013-06-01 06:12   좋아요 0 | URL
감꽃은 오랜 옛날부터
주전부리로 먹었답니다.
실로 꿰어 목걸이를 만들고,
목걸이가 된 감꽃을 하나씩 먹으며
놀았다고 할까요.

노는 아이들 주전부리인 감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