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 (도서관일기 2013.5.18.)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전남 고흥으로 도서관 옮기면서 종이상자를 무척 많이 마련해서 책을 담아 날랐다. 튼튼한 종이상자 몇 가지를 키 큰 책꽂이 위에다 올려놓곤 했는데, 이 가운데 한 곳에서 ‘새가 살던 집’인 둥지를 본다. 책꽂이 위에 종이상자 올려두면 그닥 보기 좋지 않겠다 싶어 치우다가 둥지를 보았다. 새는 언제 들어와서 이렇게 집을 지었을까. 텅 빈 둥지가 되었으니, 어미새는 새끼새 낳아 돌보다가 모두 나갔구나 싶다. 곰팡이내음 빼려고 창문 열어 두었을 때에 이곳에 들어와서 둥지 틀었을까. 슬그머니 창문 열어 두면, 다른 새들이 이 둥지로 찾아와서 알을 까고 새끼를 돌보려나. 이 둥지에서 태어난 새들은 어미새로 자란 다음 다시 이 둥지를 돌아보러 찾아오려나.


  책꽂이 자리를 얼추 옮겼기에, 이것저것 볼거리 될 만한 전단지와 묵은 신문과 포스터 들을 책꽂이 등판에 붙여 본다. 작은아이가 ‘바퀴 달린 작은 책’을 갖고 놀다가 아무렇게나 두었는데, 아무렇게나 둔 모습이 꽤 예쁘장하다고 느껴, 나도 이대로 두기로 한다. 소식지나 신문 꽂고 쉽게 들출 수 있는 전시대를 하나 얻었다. 종이컵을 책꽂이 벽에 붙여 본다. 볼펜을 슥 얹어 본다. 꽤 재미있네. 방명록 쓸 책상맡에 이렇게 필통 삼아 쓸 만하겠다고 느낀다. 부산 옛 모습 담긴 엽서를 종이컵 필통 위에 붙인다. 이제, 옆지기가 예전에 종이접기로 빚은 사마귀를 잘 보이는 자리에 얹을 수 있다. 종이사마귀 다리 풀리지 말라고 묶은 끈은 빛깔이 안 튀는 다른 끈으로 바꾸어야겠다. 도서관에 걸상 많이 늘어나서 좋다. 걸상 더 많이 들여놓자.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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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6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이컵을 책꽂이 벽에 붙여 연필 하나 꽂아 놓으니 그것도 참 보기 좋고 즐겁네요. ^^
종이컵 필통 위에 붙여 놓은 엽서들도요. ^^
저도 책장이나 책꽂이 옆에 책과 어울리는 예쁜 것들 함께 놓고 보는 것 좋아해요.
뭔가, 사물들이 이야기들을 건네는 그런 풍성함이 좋다고나 할런지요.~^^

숲노래 2013-05-26 11:25   좋아요 0 | URL
처음에는 책꽂이에 못 박기 싫었지만,
이제는 못 박아도
잘 꾸미면 되는구나 하고 느껴요 @.@
그렇더라구요!
즐겨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