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자전거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운 다음, 아이들 이모부더러 자전거를 몰아 보라 한다. 집에서 면소재지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이 길에는 자전거 타기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그럭저럭 갈 만하고, 두 아이와 수레를 붙인 무거운 자전거도 이럭저럭 끌 만하다. 그리고 나는 아이들이 샛자전거와 수레에서 어떤 모습으로 있는가를 들여다본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달리는 맛 어떠하니. 이모부가 달리는 자전거 맛은 아버지가 달리는 자전거 맛하고 얼마나 다르니.


  자전거로 함께 달리면서 바람소리를 듣고 바람내음을 맡는다. 자전거로 나란히 달리면서 멧새와 개구리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길바닥을 볼볼 기는 풀벌레 바라보고, 이웃마을 논과 밭을 내다본다. 우리를 둘러싼 마을과 숲과 멧골을 천천히 천천히 헤아린다. 4346.5.2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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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5-21 13:1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저까지 마음이 싱그러워 지네요.
^^ 근데 자전거가 씽씽 달리고 있나봐요.
산들보라의 꼭 잡은 두 손과 얼굴을 보니까요.~^^

숲노래 2013-05-21 16:17   좋아요 0 | URL
네, 달리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달려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전거마실' 모습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