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표 미국말 38 : 잡노마드(job nomad)

 

그러니까 자의 반 타의 반 잡노마드(job nomad)의 시대가 열린 거야
《고성국·남경태-열려라, 인생》(철수와영희,2013) 156쪽

 

  “자의(自意) 반(半) 타의(他意) 반(半)”은 “뜻하건 뜻하지 않았건”이나 “내 뜻이건 아니건”이나 “내 뜻이건 남 뜻이건”으로 손질합니다. “시대(時代)가 열린 거야”는 “시대가 열렸어”나 “시대야”나 “때가 되었어”나 “때야”로 손봅니다.

 

잡노마드(job nomad)의 시대
→ 일 떠돌이 시대
→ 일 나그네 시대
→ 떠돌이 일꾼 시대
→ 나그네 일꾼 시대
 …

 

  사람들이 영어를 한국말 사이에 섞어서 쓰는 까닭은 영어로 말하고 싶기 때문일 텐데, 이보다 한국말을 잘 모르거나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말을 잘 안다면 굳이 영어를 섞어서 쓰지 않습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살피면, 나라밖 사람들이 영어로 쓰는 말을 한국사람하고 즐겁고 쉽게 나눌 수 있도록 알맞고 즐거우며 쉽게 옮깁니다.


  어떤 사람은 ‘사진’이라는 낱말조차 안 쓰고 영어로 ‘포토’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라는 낱말을 안 쓰면서 영어로 ‘키즈’라 합니다. ‘노래’라는 한국말 안 쓰고 영어로 ‘송’이나 ‘뮤직’이라 하는 사람도 퍽 많아요.


  ‘노마드’라는 영어를 볼 때면 늘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합니다. 이제 한국사람 가운데 ‘나그네’나 ‘떠돌이’ 같은 낱말을 모르거나 안 쓰는 사람이 참 많다는 뜻이로구나 싶어요.


  이곳저곳 떠돌아 다니기에 떠돌이입니다. 이곳도 가고 저곳도 가면서 굳이 어느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기에 나그네입니다. 어느 사람은 책방나그네 되어, 전국 곳곳에 있는 책방을 다닙니다. 어느 사람은 사랑나그네 되어 아름다운 사랑을 꿈꿉니다. 어느 사람은 맛난 밥집 찾아다니면서 맛나그네 됩니다. 어느 사람은 골골샅샅 절집 찾아다니면서 절나그네 됩니다.


  일거리 찾아 이곳에서도 일하고 저곳에서도 일한다면 ‘일나그네’라 할 만합니다. ‘일떠돌이’라 해도 잘 어울립니다. ‘나그네 일꾼’이나 ‘떠돌이 일꾼’이라 해 볼 수 있겠지요. 4346.5.2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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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 뜻이건 아니건 일나그네 시대가 열렸어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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