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딸기 먹기
들딸기 먹자면 며칠 앞서부터 먹을 수 있었지만, 아이들 이모와 이모부 고흥마실 하는 날까지 기다린다. 올들어 처음 먹는 들딸기 더 맛나게 나누어 먹고 싶기에, 느긋하게 기다린다. 무럭무럭 익어 바알갛게 터지려 하는 들딸기 있고, 천천히 익으려 하는 들딸기 있다. 꽃은 모두 졌으니 알맹이 익을 일만 남는다. 우리가 즐겁게 따먹으면 따먹는 대로 좋고, 미처 따먹지 못하면 흙바닥에 톡톡 떨어져 이듬해에 새로 뿌리내려 들딸기꽃 피어나고 들딸기알 맺겠지.
푸르게 빛나는 들딸기잎 쓰다듬는다. 딸기잎은 보송보송하다. 들딸기잎 뜯어서 먹으면 어떤 맛일까. 빨간 알맹이를 싸서 함께 먹으면 어떤 맛이 될까. 햇살이 키우고 바람이 돌보며 빗물이 보살핀 들딸기 예쁜 알맹이 아이들 손바닥에 얹어 준다. 아이들 실컷 먹이고 나도 몇 알 먹는다. 따순 햇살 드리우며 빨간 알맹이 잘 여문다. 포근한 바람 불며 바알간 열매 무르익는다. 시원한 봄비 후드득 찾아들어 들딸 싱그럽게 맛나다. 4346.5.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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