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꽃 한 송이
인동꽃이 무리지어 피어날 적에도 곧잘 알아챌 만하지만, 인동꽃이 꼭 한 송이 피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릴 적에도 이내 알아챌 만하다. 봄이 한껏 무르익으면 어느새 인동꽃 해사한 빛깔 드러난다. 눈부신 봄꽃 피고 지는 동안 인동꽃한테 눈길을 두는 사람 퍽 드물지만, 이러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어느 봄꽃도 서로 다투듯 피어나지 않는다. 봄날 봄꽃은 봄꽃잔치라 할 만큼 저마다 다른 빛 저마다 다른 때에 조용히 피운다. 누렇게 바랜 들판에 푸르게 환한 물결 출렁이기 앞서 모두들 즐겁게 기지개 켜고 일어나도록 부르는 꽃내음이고 꽃빛이라고 할까.
인동꽃 한 송이 죽죽 뻗으며 시골집 대문 곁에서 해바라기를 한다. 처음에는 한 송이, 머잖아 여러 송이, 어느덧 한 타래 되어, 마을마다 예쁜 집 예쁜 꽃바람 불러일으킨다. 4346.4.30.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3/0430/pimg_70517512484951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