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 사진책
그림을 그리려다가 시를 쓰고, 시를 쓰다가 사진을 배우다가는, 사진을 찍으며 시를 쓰는 신현림 님 시집을 읽고 사진책을 읽으며 산문책을 읽는다. 문득 생각한다. 신현림 님은 이녁 스스로 사랑하려는 마음으로 그림과 글과 사진을 생각하는데, 신현림 님 책을 펴내는 출판사에서는 이 그림과 글과 사진을 얼마나 사랑하면서 종이에 앉혔을까. 《사과밭 사진관》 펴낸 책마을 일꾼은 사과밭에서 사과꽃 바라보며 사과내음 마셨을까. 《빵은 유쾌하다》 펴낸 책마을 일꾼은 바닷가에서 바닷바람 쐬며 바닷바람 마시다가는 들판에서 들볕 쬐고 들풀 뜯어 먹으면서 신현림 님 글과 사진을 마주했을까. 글 쓰는 사람하고 함께 들마실 즐기면서 책 엮을 만큼 느긋하며 넉넉한 삶 누리는 책마을 일꾼 늘어나면 좋겠다. 사진 찍는 사람이랑 같이 숲마실 즐기면서 책 빚을 만큼 한갓지며 아름다운 삶 누리는 책마을 일꾼 태어나면 좋겠다. 종이로 묶어 인쇄하고 제본해서 새책방 책시렁에 꽂아야 ‘책’이라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삶을 수수한 손길로 살가이 쓰다듬을 때에 바야흐로 샘물 같은 이야기 흐르고 새봄 같은 이야기 자란다. 4346.4.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http://blog.aladin.co.kr/hbooks/5204987
(사진책 <사과밭 사진관> 느낌글. 편집이 퍽 아쉽다고 느낀 책이다. 그래서 별점이 셋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