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혼자 버스에
세 살 산들보라는 버스를 혼자서 타고 오른 적 아직 한 번뿐이다. 읍내에서 버스를 탈 적이든 마을에서 버스를 탈 때이든, 늘 아버지 품에 안겨 버스에 오른다. 키 많이 작아, 높다란 버스 계단을 혼자 타고 오르자면 퍽 오래 걸리기에, 여느 할매나 할배보다 세 살 산들보라 버스타기는 아직 만만하지 않다. 꼭 한 번 산들보라가 혼자 버스에 탄 날은, 버스에 탈 손님이 우리 식구만 있던 날이다. 먼저 누나가 씩씩하게 버스에 오르고, 동생 산들보라도 아버지 손 안 빌고 혼자 탄다며 잽싸게 척척 손으로 발판 짚고 손잡이 붙잡으며 다부지게 오른다. 4346.4.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