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그리는 마음

 


  그림은 손으로 그립니다. 연필을 손에 쥐든 셈틀 켜고 다람쥐를 손에 잡든, 언제나 손으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자판을 두들기건 볼펜을 붙잡건, 늘 손으로 쓰는 글입니다. 사진기라는 기계를 쓴다지만, 단추를 누르는 손길 있어야 사진을 찍어요. 곧, 누구라도 이녁 손길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사진을 찍습니다. 누구이든 손으로 밥을 짓고 손으로 흙을 일구며 손으로 빨래를 합니다. 빨래기계 단추를 누른다 하더라도 손을 움직여야 하는 빨래예요. 청소기를 잡고 슥슥 민다 하더라도 손으로 청소기를 잡지요. 밀대를 쓰건 손걸레를 쓰건, 방바닥 훔칠 때에는 손을 써야 해요.


  모든 집일은 손일입니다. 모든 집살림은 손살림입니다.


  모든 글은 손글입니다. 모든 그림은 손그림입니다.


  곧, 삶은 손으로 이루는 삶이 되겠지요. 손삶이라고 할까요.


  손으로 그림 하나 그리면서 손길에 온 사랑을 쏟습니다. 손으로 그림 하나 그리는 동안 내 고운 마음이 손길 하나에 깃듭니다. 손으로 그린 그림을 손으로 쥐어 바라보면서 내 손길을 타고 이녁 사랑이 살며시 스며듭니다. 사랑이 손을 타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릅니다. 사랑이 손길을 거쳐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갑니다. 사랑이 내 손자락과 당신 손자락 사이에서 몽실몽실 피어나 지구별을 포근하게 어루만집니다. 4346.4.2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진달래막걸리 앞에 두고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강우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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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21 11:26   좋아요 0 | URL
강우근님의 손길에 온 사랑을 쏟아 그리신 그림과 함께
함께살기님의 온 사랑을 담아 쓰신, 아름다운 책이 나오겠지요~?
진달래막걸리,를 앞에 두고 좋은 시간 보내셨군요. ^^

숲노래 2013-04-21 12:57   좋아요 0 | URL
고흥 막걸리를 서울까지 한 꾸러미 들고 가서
다 마신 다음
서울 막걸리를 더 사서 늦도록
마셨어요 @.@

후애(厚愛) 2013-04-21 15:12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이 내신 책들은 한번도 못 읽어 봤는데 신간이 나오면 꼭 봐야겠어요.^^
올리시는 글들 사진들 가끔씩 들어와서 구경하고 갑니다.

숲노래 2013-04-21 17:23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그동안 낸 책도 가끔 하나씩 기쁘게 장만해서
예쁘게 읽어 주셔도 돼요 ^__^

올가을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서 책잔치 하는 자리에서는
뭔가 좀 남다른 어떤 책놀이 하나 준비하기도 해요.

맑고 밝은 봄날
봄꽃 같은 하루
늘 곱게 누리셔요~

후애(厚愛) 2013-04-22 12:36   좋아요 0 | URL
네 나중에 한 권씩 장만해서 읽어 볼께요.^^

숲노래 2013-04-23 07:01   좋아요 0 | URL
후애 님을 비롯해
제 책을 앞으로 100만 사람쯤
신나게 사서 즐겁게 읽을 수 있기를
살그마니 꿈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