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말갛게 빛나는 탱자나무 꽃망울

 


  며칠 기다리면 탱자나무에 해말갛게 빛나는 꽃망울 한꺼번에 터지겠구나 싶다. 사월 한복판으로 들어선 무르익은 봄날, 들판과 멧골은 온통 꽃누리 된다. 들일 하는 사람은 들꽃내음에 젖고, 숲일 하는 사람은 숲꽃내음 들이켠다. 들꽃은 바라보기만 하더라도 배가 부르다. 숲꽃은 곁에 있기만 하더라도 마음이 포근하다. 줄기도 잎사귀도 가시도 짙푸른 탱자나무에 해말간 꽃망울 맺히는 모습은 그윽하게 아름답다. 그러고 보면, 탱자알도 노랗게 익기 앞서까지 탱자잎 탱자가시 빛깔을 쏙 빼닮는다. 목숨 하나 자란다. 숨결 하나 빛난다. 이야기 하나 태어난다. 탱자꽃 곧 피어난다. 4346.4.19.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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