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함께 읽는 책

 


  큰아이가 아버지더러 그림책 읽어 달라고 한다. 그림책을 읽어 준다. 이윽고 큰아이가 동생을 불러 “자, 읽어 봐. 열, 한, 마, 리, 고, 양, 이.” 작은아이는 누나가 하는 말을 하나하나 따라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작은아이 말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큰아이가 틈틈이 작은아이한테 말을 가르친다. “보라야, 자 따라해 봐. 아버지! 어머니! 누나! 보라!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나는! 튼튼!” 이리하여 세 살 작은아이는 ‘아빠’라는 낱말 아닌 ‘아버지’라는 낱말을 쓰는데, 작은아이 살살 새는 꼬맹이 소리로는 ‘아버지’ 아닌 ‘아부지’가 나온다. 그래, 아기들은 ‘아부지·어무니’ 이렇게 소리를 내는구나.


  놀기도 같이 놀고, 먹기도 같이 먹고, 다투기도 같이 다투고, 잠도 같이 자고, 책도 같이 읽네. 요것들. 4346.4.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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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15 11:39   좋아요 0 | URL
누나가 동생한테, 손가락으로 글자를 한자한자 눌러주며
정다운 말을 가르쳐주는 모습이 참으로 이쁘네요~^^
오늘은 신호빈님의 <신호빈의 나를 외치다>를 읽고 있는데 이분도 아버지를 '아부지'라
부르는데 왠지 참,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잘 보이는 듯 해요.

숲노래 2013-04-15 15:15   좋아요 0 | URL
티없이 들려주는 말이란 참 아름답다고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