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함께 읽는 책
큰아이가 아버지더러 그림책 읽어 달라고 한다. 그림책을 읽어 준다. 이윽고 큰아이가 동생을 불러 “자, 읽어 봐. 열, 한, 마, 리, 고, 양, 이.” 작은아이는 누나가 하는 말을 하나하나 따라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작은아이 말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큰아이가 틈틈이 작은아이한테 말을 가르친다. “보라야, 자 따라해 봐. 아버지! 어머니! 누나! 보라!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이모! 나는! 튼튼!” 이리하여 세 살 작은아이는 ‘아빠’라는 낱말 아닌 ‘아버지’라는 낱말을 쓰는데, 작은아이 살살 새는 꼬맹이 소리로는 ‘아버지’ 아닌 ‘아부지’가 나온다. 그래, 아기들은 ‘아부지·어무니’ 이렇게 소리를 내는구나.
놀기도 같이 놀고, 먹기도 같이 먹고, 다투기도 같이 다투고, 잠도 같이 자고, 책도 같이 읽네. 요것들. 4346.4.1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