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 손문상이 그리는 21세기 대한민국 속살
손문상 지음 / 우리교육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32

 


내 살가운 이웃을
― 얼굴
 손문상 글·그림
 우리교육 펴냄,2005.8.25./12000원

 


  손문상 님이 사람들 ‘얼굴’을 그려 어느 매체에 실은 뒤, 이 그림을 그러모아 낸 만화책이랄지 그림책이랄지, 《얼굴》(우리교육,2005)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문득, 강우근 님이 쓴 글과 그린 그림이 떠오릅니다. 강우근 님은 서울에서 지내며 꽃 그림을 그렸어도 장미나 튤립 같은 꽃이 아닌, 조그맣고 씩씩한 들꽃 그림을 그렸어요. 강우근 님은 이녁 곁에 있는 가장 가깝고 살가운 풀과 꽃을 바라보았어요.


  손문상 님 얼굴그림에도 들꽃 같은 사람들 모습이 더 자주 나왔으면 하고 헤아려 봅니다. 다만, 매화꽃 같은, 배꽃 같은, 모과꽃 같은, 동백꽃 같은, 배롱꽃 같은, 수선화 같은, 함박꽃 같은, 이런저런 아름다운 사람들 얼굴그림도 그릴 만해요. 이를테면 지율 스님 얼굴그림은 함박꽃 같다고 할까요.


  사진을 놓고 얼굴그림 그리기보다는, 손문상 님 살아가는 마을에서 이웃집 아재를 곧바로 종이 펼쳐서 그리면서 막걸리 한 잔 나누면 이야기 사뭇 달라졌으리라 생각해요. 옆집 아지매하고 국수 한 그릇 함께 말아먹으며 종이 펼쳐서 그림 그렸으면 이야기 또 달라졌으리라 생각해요.


  이야기란,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얼굴을 그리더라도 샘솟아요. 꼭, 김대중 전두환 같은 사람들 얼굴을 그려야 이야기를 빚을 수 있지 않아요. 골목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는 동네 어린이를 그리면서도 임수혁 같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요.


  삶을 누리면서 사랑을 꽃피우는 얼굴그림으로 살포시 거듭난다면 즐거우리라 생각해요. 가까운 곁을 바라봐요. 손문상 님 곁에서 살가이 웃는 살붙이를 바라봐요. 언론에 높이 이름 오르내리는 사람들 바라보아도 이런저런 이야기 나올 텐데, 손문상 님 지내는 마을 중학교 가시내 바라보며 그림을 담아도 효순이와 미선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답니다.


  더 낮게 내려오라는 소리는 아니에요. 바로 내 곁을 바라보자는 소리예요. 내 곁부터 바라보며, 이웃이 누구인가를 느끼자는 소리예요. 4346.4.1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ppletreeje 2013-04-1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호석님의 얼굴 그림이 참, 좋아요.^^
문득 저는 무슨 꽃같은 얼굴일까, 생각해보니..'쥐똥나무꽃'아닐까? ^^
작지만 보이지 않는 향기가 지나가는 이들의 코를 적시는..^^;;;
음 오늘은 사랑하는 이들과 나의 얼굴은 무슨 꽃을 닮았나, 즐겁게 생각해봐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함께살기님!

숲노래 2013-04-12 11:43   좋아요 0 | URL
콩배나무 꽃도 좋아요.
곧 콩배나무 꽃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