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어린이

 


  유채꽃은 참 키가 높이높이 자란다. 어느 유채꽃은 어른인 내 키만큼 자라기도 하고, 내 키를 훌쩍 넘길 만큼 더 높이 자라기도 한다. 앉은뱅이꽃이라 할 민들레도 꽃이 지고 씨앗 날리려 할 때에는 꽃대가 참 높이 솟는다. 유채꽃도 노란 꽃망울 터뜨리면서 이윽고 씨앗 떨구려 할 무렵이 되니 이렇게 꽃대를 높이높이 올리는가. 꽃대 올리기 앞서 펑퍼짐한 잎사귀 잔뜩 벌리더니, 이제 잎사귀한테는 아무 기운 안 주고 꽃대한테만 기운을 모두 쏟아부으려나.


  사름벼리가 유채꽃 앞에 선다. 제 키와 같은 유채꽃 앞에 선다. 유채꽃하고 조잘조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노래를 부른다. 유채꽃 목아지라 할 꽃대를 한손으로 살며시 잡는다. 이러더니 꽃내음 맡는다. 옳거니, 너는 유채꽃 어린이로구나. 뉘엿뉘엿 해 기우는 저녁, 너는 동백마을 유채꽃 어린이 되는구나. 4346.4.1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3-04-10 14:03   좋아요 0 | URL
사름벼리는 환하게 웃는, 어여쁜 유채꽃 어린이.*^^*

숲노래 2013-04-10 21:42   좋아요 0 | URL
꽃도 아이도 환하며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