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빗길 걷는 어린이
여섯 살 사름벼리는 세 살 산들보라와 함께 걷는다기보다, 앞서 달린다. 누나가 앞서 달리면 동생은 뒤에서 공공공 달리려 용을 쓰지만 어른 걸음새하고 엇비슷하다. 누나처럼 콩콩콩 달리려면 다리힘 더 길러야 하리라. 군내버스 타는 데까지 걷는 길에 비오는 봄날 새삼스레 느낀다. 지난해 맞이하던 봄이랑 그러께 맞이하던 봄이랑 또 다른 봄날 새로 느낀다. 하루하루 다르고, 철마다 다르며, 해마다 다른 날이다. 어제는 어떤 빛이었고 오늘은 어떤 빛이요 모레는 어떤 빛이 될까. 4346.4.7.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