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아끼는 마음

 


  큰아이는 아침 열 시 되도록 못 일어납니다. 엊저녁 늦게까지 논다며 참 늦게 잠들었기 때문입니다. 작은아이 혼자 일찌감치 일어나더니 엉거주춤하게 앉아서 뽀지직뽀지직 똥을 눕니다. 옳거니, 작은아이는 똥이 마려워서 일찍 잠을 깼군요. 보일러를 돌려 따뜻한 물 나올 때까지 조금 기다립니다. 바지 벗겨 밑을 닦고, 똥바지 헹구고는 비누거품 묻혀 담가 놓습니다.


  큰아이가 아무래도 오래 자야 하는구나 싶어 밥은 늦게 차려야겠지만, 작은아이 배고플까 싶어 과일을 썰어서 쟁반에 담아 내줍니다. 작은아이는 아버지가 과일 써는 동안 한두 점 집어먹을 만하지만, 가만히 기다립니다. 쟁반에 과일 모두 담아 내주니,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방으로 들어가더니, “누나! 누나!” 하고 부릅니다. 아직 새근새근 자던 누나는 동생이 부르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더니 쪼르르 달려나와 함께 과일을 먹습니다.


  엊그제, 작은아이가 일찍 잠든 뒤, 큰아이한테 빵 몇 조각 주는데, “(자는) 보라는요?” 하고는 묻습니다. 동생 자니까 동생 못 먹지 않느냐 묻습니다. 그래, 네 동생은 자니까 못 먹네. 그러면, 동생 몫은 나중에 챙기면 되니까, 오늘은 너 혼자 먹으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아이들 서로 아끼는 마음 곱고 착해, 엊그제는 큰아이를 오늘은 작은아이를 살살 쓰다듬습니다. 4346.4.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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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07 16:18   좋아요 0 | URL
아유~~정말 착하고 고운 아기들이예요. ^^
산들보라! 사름벼리! 짝짝짝~~!!!

숲노래 2013-04-07 17:25   좋아요 0 | URL
놀다가 다툴 때가 있지만,
이보다는 함께 웃고 노래하며 춤출 때가 훨씬 잦아요.
참 잘 노는 아이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