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지는 맛 (도서관일기 2013.4.3.)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책을 만지는 동안 바깥이 어떻게 달라지는 줄 모른다. 한 시간 흐르는지 두 시간 흐르는지 잊는다. 아이들한테 그림책 읽어 주든, 아이 스스로 그림책이나 만화책에 빠졌을 때에, 나도 옆에서 내 글책 읽고 보면, 저녁인지 밤인지 잊곤 한다.


  그저께에 이어 도서관 책꽂이 자리를 바꾼다. 책꽂이를 바꾸자면 책을 먼저 빼내어 옮기고, 책꽂이를 들어서 날라야 한다. 사진책 둔 칸에서 어린이책, 청소년책, 교육책 꽂은 책꽂이를 옆 옆 칸으로 옮긴다. 지난 한 해 반 즈음 책을 둔 책꽂이인데, 책을 빼내어 옮기면서 들여다보니, 책꽂이 아래쪽과 안쪽에 곰팡이가 솔솔 피면서 퍼진다. 적어도 한 해에 한 차례는 책을 빼내어 책꽂이를 닦아야 하려나. 책꽂이 청소를 해야 도서관을 정갈하게 지킬 수 있으려나. 해마다 봄에 책꽂이 청소를 하면 될까. 봄에 한 차례 하고 가을에 한 차례 하면 될까.


  책꽂이 청소는 번거롭다 할 수 있지만, 책을 지키자면, 한 해에 한 차례이든 한 해에 두 차례이든, 앞으로 꾸준히 해야겠다고 느낀다. 아무래도, 책을 다시 사들이기보다는, 있는 책 고이 돌보는 쪽이 훨씬 나으리라.


  아버지가 책꽂이를 닦자니, 큰아이가 “나도 아버지 하는 것 도울래요.” 하고 말한다. 대견한 녀석. 그래, 너도 너 하고픈 대로 해 보렴.


  큰 상자에 책을 담아 옆 옆 칸으로 나를 적마다, 작은아이가 아버지 앞을 가로막듯 섰다가 꺄아아 하면서 내빼는 놀이를 한다. 재미있나 보구나. 그래, 책상자 들어 나르느라 팔다리 고되지만, 너한테 즐겁다면 조금 힘들어도 그렇게 같이 놀자.


  높이 2미터 큰 책꽂이 넷 옮긴다. 이틀에 걸쳐 옮긴다. 큰 책꽂이 넷을 빼내어 옮기니, 사진책 둔 칸에 빛살 환하게 잘 들어온다. 진작 이리 해 두었어야 했다고 느낀다. 문학책 둔 칸은 창가를 빙 둘러 책꽂이를 새로 자리잡는다. 문학책 둔 칸도 이곳대로 아기자기한 짜임새를 새삼스레 갖춘다. 아, 보기 좋아라. 책꽂이도 책도 우리 도서관도, 더할 나위 없이 예쁘구나.


  면소재지나 읍내에 나가면, 칠판지우개랑 분필을 사야겠다고 생각한다. 옛 흥양초등학교 졸업생들이 찾아와 칠판에 아무렇게나 적바림한 글이랑 그림 모두 지우고, 우리 아이들 그림놀이 하도록 해 주어야겠다. 그리고, 이 칠판 있는 칸에서 앞으로 사진강의도 하고 글쓰기 이야기나 책 이야기마당 열어야지. (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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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06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 도서관에 가서 이 책 저 책 신나게 골라, 즐겁고 편안히 읽고 싶습니다. ^^

숲노래 2013-04-06 11:04   좋아요 0 | URL
좋은 날 식구들과 즐거이 마실해 보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