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꽃마리 바라보기
봄부터 가을까지 즐겁게 뜯어먹는 풀을 얻는 우리 집 꽃밭에 꽃마리 일찍부터 꽃망울 터뜨린다. 식물도감을 살피니, 꽃마리는 5∼7월에 꽃을 피운다고 나온다. 그러나 우리 집뿐 아니라 고흥에서는 3월 첫머리 되면 모두 꽃을 피우는걸. 경기도라든지 서울이라면 5월부터 꽃마리가 꽃을 피운다고 할는지 모르나, 전라남도라든지 경상남도에서는 훨씬 일찍 꽃을 피우리라 느낀다. 아니면, 지구별 날씨가 차츰 따뜻해지니까 5월 언저리에 피던 꽃이 3월에도 피는 셈일 수 있겠지.
꽃마리하고는 조금 다르다 싶은 꽃마리를 바라본다. 우리 집 꽃밭에는 거의 모두 꽃마리인데, 대문 앞에서 보는 파르스름한 꽃망울 맺는 이 녀석들은 좀꽃마리라고 한다. 그래, 생김새가 조금 다르기는 다르더라. 그러니, 이름도 다르겠지. 돌이켜보면, 동백꽃도 다 다르다. 그냥 뭉뚱그려 동백꽃이라 일컫지만, 우리 집 동백꽃이랑 이웃집 동백꽃은 꽃 모양이 다르다. 면소재지 마을회관에서 자라는 동백꽃도 생김새와 빛깔이 다르다. 다들 그냥 동백꽃이라 하지만, 하나하나 따지면 이름을 달리 붙여야 하겠지.
좀꽃마리야, 봄볕 듬뿍 먹으면서 파랗게 빛나는 꽃내음 곱게 나누어 주렴. 4346.3.3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