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주는 선물 - 친구를 위한 감동 내 친구는 그림책
후쿠자와 유미코 글.그림, 엄기원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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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54

 


내가 나한테 선물한다
― 친구에게 주는 선물
 후쿠자와 유미코 글·그림,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2004.12.20./1만 원

 


  밥을 맛있게 차려서 먹습니다. 옷을 곱게 입습니다. 말을 상냥하게 합니다. 얼굴에 웃음 가득 담습니다. 하루하루 즐겁게 누리고 싶어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먼 데 사는 반가운 벗한테 글월 하나 띄웁니다.


  내가 먹고 옆지기가 먹으며 아이들 함께 먹을 밥을 아무렇게나 차릴 수 없습니다. 정갈한 먹을거리로 밥상을 꾸리고 싶습니다. 내가 입고 옆지기가 입으며 아이들이 입을 옷을 아무렇게나 빨거나 건사할 수 없습니다. 정갈히 빨래하고 곱게 개어 건사합니다. 내가 누군가한테 들려줄 말이건, 내가 누군가한테서 들을 말이건, 서로서로 상냥하며 아름다운 말을 나눌 때에 즐겁습니다. 얼굴에 웃음꽃 피우며 도란도란 이야기꽃 맺을 때에 즐거워요. 지식 쌓는 책이 아니라, 삶을 사랑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이 포근해요.


.. 숲속이 나뭇잎으로 울긋불긋하게 물든 무렵, 곰네 편지통에 편지가 왔습니다 ..  (2쪽)


  언제나 내가 나한테 선물합니다. 누군가한테 골을 부린다면, 어느 다른 사람한테 골을 부린다기보다 바로 나 스스로한테 골을 부리는 노릇입니다. 누군가한테 따순 말마디 건넨다면, 어느 다른 사람한테 따순 말마디 건넨다기보다 바로 나 스스로한테 따순 말마디 건네는 셈입니다.


  고소한 밥내음 솔솔 풍기는 밥상은 옆지기와 아이들 누리는 밥인데, 나는 곁에서 밥내음만 맡아도 배부릅니다. 즐겁게 밥먹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더라도 마음이 뿌듯하면서 빛납니다. 사랑 담은 글월 하나 띄울 적에도 내 가슴속에서 따사로운 사랑이 펄떡펄떡 일어납니다. 좋은 꿈을 가슴에 품으면 좋은 이야기가 가슴에서 자라고, 맑은 생각을 가슴에 두면 맑은 슬기가 가슴에서 뻗어나옵니다.


  어버이는 아이한테 늘 살점을 내어줍니다. 어버이는 당신 살점이며 숨결을 모두 내어주면서 아이를 낳아 돌봅니다. 그런데, 어버이는 당신 살점과 숨결을 모두 내어주면서 새 살점이 자라고 새 숨결이 태어나요. 주면 줄수록 더 줄 수 있어요. 나누면 나눌수록 더 나눌 수 있어요. 언제까지라도 줄 수 있는 사랑입니다. 언제나 나눌 수 있는 사람입니다.


  꽁 하고 걸어 잠그면 늘 꽁 하고 걸어 잠그곤 말지요. 꽝 하고 닫아 걸면 노상 꽝 하고 닫아 걸 뿐입니다. 사랑이기에 사랑을 낳고, 미움이기에 미움을 낳아요. 꿍꿍셈은 꿍꿍셈을 낳고, 슬기는 슬기를 낳아요. 콩을 심는데 팥 나올 까닭 없고, 배추씨 뿌리는데 무 나올 일 없어요.

 


.. 큰 곰은 조그마한 빨간 조끼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이 조끼를 입은 내 친구 겨울잠쥐를 보고 싶은걸.” ..  (9쪽)


  내 어버이는 나한테 이녁 온 사랑을 내어줍니다. 나는 내 아이한테 내 온 사랑을 내어줍니다. 내 이웃은 나한테 당신 온 믿음을 베풉니다. 나 또한 내 이웃한테 내 온 믿음을 베풉니다.


  우물물은 푸면 풀수록 더 맑아요. 풀은 뜯으면 뜯을수록 더 싱그럽지요. 햇볕은 쬐면 쬘수록 더 따스해요. 삶은 일구면 일굴수록 더 즐거워요.


  노래하며 삶을 즐기는 아이들은 언제나 새 노래를 새삼스레 부르면서 하루가 한결 즐겁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며 뛰노는 어른은 날마다 새 꿈을 지으면서 하루를 한결 환하게 밝힙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아이들 스스로 선물을 빚어서 스스로 선물을 줍니다. 우리 어른들은 모두 아이였고, 좋은 사랑을 먹으며 자라 어른이 되었어요. 곧, 우리 어른도 누구나 스스로 선물을 빚어서 스스로 선물할 만합니다. 저마다 ‘내가 나를 즐겁게 사랑하는 참다운 길’을 찾을 노릇입니다. 누구나 ‘내가 나를 따사롭게 사랑하는 착한 삶’을 꿈꿀 노릇이에요.

 

 


.. 곰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시 도토리를 찾으러 갔습니다. 겨울잠쥐는 곰이 떠나는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  (23쪽)


  후쿠자와 유미코 님 그림책 《친구에게 주는 선물》(한림출판사,2004)을 읽습니다. 숲속 작은 쥐하고 숲속 큰 곰은 서로서로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마음 깊이 아끼면서 선물 하나 마련합니다. 서로서로 가장 쓸모있으며 가장 즐겁고 가장 사랑스러울 선물을 생각합니다.


  웃는 삶을 생각합니다. 노래할 삶을 생각합니다. 춤출 삶을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넉넉한 품을 두고, 마음밭에 기름진 흙을 마련하며, 마음자리에 살가운 손길 어루만집니다.


.. “이거 너한테 주는 선물이야.” ..  (34쪽)


  무엇을 선물받고 싶은지 생각해 봐요. 내가 선물로 받고 싶은 한 가지를 헤아려 봐요. 그리고, 내가 선물받고 싶은 한 가지를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옆지기나 아이들이나 이웃이나 동무한테 선물해요. 내가 선물받으며 아주 즐거웠다고 느낀 한 가지를 내 살가운 사람들한테 선물해요. 4346.3.21.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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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3-21 09:59   좋아요 0 | URL
내가 나한테 선물한다.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
<친구에게 주는 선물>, 이 책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살포시 담아갑니다.

숲노래 2013-03-22 02:54   좋아요 0 | URL
네, appletreeje 님 아이들한테 이 그림책 읽힐 수 있을까 모르겠지만
^^;;;
아이들이 나이를 많이 먹었어도
어른인 우리 스스로 즐기면
다 좋은 그림책이리라 느껴요.

저는,
아이들한테 그림책 사 준다는 생각보다
내가 좋아할 그림책을 사곤 햐요 ^^;;;;

appletreeje 2013-03-23 09:09   좋아요 0 | URL
히히..저도 제가 좋아서 읽을 그림책을 사요..
<친구한테 주는 선물>. 배송되어 읽었는데 아주 재밌고 좋더라구요. ^^
오늘 저녁엔 <둥지 상자>를 읽을 수 있겠지요.
늘 좋은 책들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숲노래 2013-03-23 14:5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아이들이 나이 먹어도
어머니 좋아하는 예쁜 그림책 아끼면서
고운 마음 오래오래 누릴 수 있으면
참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