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아야 할 책
아이들은 놀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실컷 놀아야 합니다. 뒹굴거나 구르거나 달리거나 소리지르거나 뛰면서 놀아야 합니다. 온몸 구석구석 움직이고 놀려야 합니다. 이곳저곳 움직이고 놀리며 아이들이 자랍니다. 이쪽저쪽 바라보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이 큽니다. 골고루 놀고 골고루 먹으며 아이들은 사랑과 꿈을 골고루 북돋웁니다.
그러고 보면, 어른들도 놀아야 합니다. 어른들 또한 신나게 놀아야 합니다. 아이들마냥 티없는 넋 되어 스스럼없이 홀가분하게 놀 노릇입니다. 술잔치 담배잔치 아닌, 이야기잔치를 꾸리며 놀 노릇입니다. 생각이 고이지 않도록 이야기 나눌 노릇입니다. 몸이 무디거나 더디거나 굼뜨거나 처지지 않게끔 언제나 온몸 즐겁게 움직이면서 놀 노릇이에요. 놀지 못하는 어른은 생각하지 못하는 어른이 되고, 생각하지 못하는 어른은 마음에 울타리를 쌓고 말아 재미없는 어른이 됩니다.
아이들을 놀도록 풀어놓으면서 이끌 줄 알 때에, 아이들도 놀고 어른들도 놉니다. 일하면서 놀고, 놀면서 일합니다. 노래하면서 일하고, 노래하면서 놉니다. 웃으면서 일하고, 웃으면서 놀아요.
삶은 일과 놀이를 똑 금을 긋지 못합니다. 일하고 놀이는 언제나 한몸 되는 삶입니다. 그리고, 한몸 되는 삶인 일과 놀이는 노상 웃음으로 어우러집니다. 웃음으로 어우러지는 삶은 노래와 춤으로 잔치판이요, 이야기가 깨처럼 쏟아지는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입니다.
책은 삶에서 태어납니다. 책은 웃고 떠들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삶에서 태어납니다. 책은 삶으로 읽습니다. 책은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일하고 노는 사람들 어여쁜 하루를 빛내어 읽습니다. 얘들아, 우리 숲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웃자. 4346.3.1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