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우수원고지원' 알림이 나왔다. 나도 하나 글을 보내고 싶어 곰곰이 생각하다가, 올해에 한 차례 갈무리할 생각이 있던 '사진책도서관 일기' 글을 추슬러 본다. 글을 추스르다가, 2009년에 써 놓기만 하고 아직 아무 데도 안 올린 글 하나 보이기에, 살짝 걸쳐 본다. 2009년이나 2013년이나 이 글에 깃든 느낌과 생각과 마음은 같다. 참말, 누구나 좋은 책 많이 갖추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2009.5.17. 좋은 책 많이 있네요

 

  도서관에 찾아오는 책손 가운데 “좋은 책 많이 있네요.” 하고 말씀하는 분이 퍽 많다. 아무렴, 나 스스로 내 삶을 북돋우거나 살찌우려고 하나씩 사서 읽은 책이니, 나 스스로 ‘안 좋은 책’을 사다 읽을 까닭 없다. 참말 나는 스스로 ‘좋은 책’을 사다 읽는다. 도서관이라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책을 갖추지 않는다. 나 스스로 즐겁게 읽으며 아름답게 돌아볼 만한 책을 사들이고 읽은 뒤 책시렁에 둔다. 그러니까, 누가 보더라도 “좋은 책 많이 있네요.” 하는 말을 들을 만하다.


  그러고 보면, 나처럼 내 힘으로 홀로 서재도서관 꾸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은 책 알뜰히 갖추는” 셈이리라. 이와 달리, 국공립도서관에서는 온갖 책을 골고루 갖추는 셈이리라.


  어쩐지 내가 나를 자랑하는 말처럼 되고 마는데, 도서관이라서 온누리 모든 책을 갖출 수 있기도 하지만, 도서관이기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사랑스러우며 가장 좋다 싶은 책을 도서관지기(사서)가 찬찬히 고르고 추리고 솎고 살피면서 갖출 노릇이로구나 싶기도 하다.

 

(최종규 . 2013 - 사진책도서관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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