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식구들 먹을거리 장만하려고 읍내에 나가는 길에 장바구니 여럿 챙긴다. 등에 메는 가방에는 가장 무거운 것을 넣고, 가방이 꽉 찬 뒤에는 장바구니를 하나씩 꺼내어 담는다. 그런데 큰아이 손을 잡고 길을 거닐며, 또 다리 아프다는 큰아이를 품에 안고 길을 걷자니, 장바구니 여럿 들고 지고 하자니 퍽 힘들다. 가만히 보면, 저잣거리로 나들이 다니는 살림꾼은 장바구니 여럿 챙긴다 하더라도 너무 힘들겠구나 싶다. 차라리 가방을 하나 더 챙길 때가 나으리라 본다.


  군내버스에 탄다. 장바구니 여럿이니 발밑에 두면서 이 녀석들 건사하느라 애먹는다. 참말 장바구니로 물건 챙겨서 다니기란 수월하지 않다. 할머니들은 가게에서 내주는 비닐봉지를 여럿 손에 쥐고, 보자기로 짐을 묶어 들기도 하는데, 손아귀가 참 아프시겠지. 서른 해 쉰 해 예순 해, 오직 손아귀힘으로 짐을 들어 나르는 나날이었으리라. 하루하루 알이 배기고 굳은살 박혀 딱딱해지는 손바닥은 나무를 닮는다. 군내버스에 탄 할머니 한 분, 오늘 마침 읍내 장날이라 사람 북적북적대니, “오늘은 옴시롱 감시롱 차가 되다.” 하고 한 마디. 434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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