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클럽 글쓰기

 


  내 글을 즐겁게 읽어 주는 이들이 고맙다. 그러나, 내 글을 무턱대고 받아들이거나 섬기는 사람은 고맙지 않다. 내 글에 깃든 아름다움을 즐길 때에 고맙고, 내 글에 깃든 사랑을 읽을 때에 고맙다. 내가 마음을 아름답게 다스리지 못한 나머지 밉거나 얄궂은 글을 썼다면, 내 글에서 느끼는 미움과 얄궂음을 콕콕 짚거나 일러 주는 이들이 반갑다. 내가 아무리 옳거나 바른 이야기를 한다 하더라도, 미운 말투와 얄궂은 말결로 누군가를 해코지하거나 깎아내린다면, 나로서는 하나도 옳지 않고 바르지 않다. 이른바 ‘주의주장’이 옳거나 바르대서 거친 말투나 막말을 일삼는 짓이 옳거나 바를 수 없다. 평화를 바란다면 평화롭게 글을 써야 한다. 사랑을 바란다면 사랑스럽게 글을 써야 한다. 내 말투가 거칠다면 내 생각도 거칠고 내 삶 또한 거칠다는 뜻이다. 옳거나 바른 생각이라 말하지만 마고 내뱉는 말투로 내세우거나 드러낸다면, 내 생각은 막된 생각이요 내 삶 또한 막된 삶이란 뜻이다. 삶과 말은 하나로 흐르고, 삶과 생각은 한몸을 이룬다.


  나는 아름다운 삶을 일구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 사람이다. 나는 팬클럽을 이룰 수 없는 사람이다. 무릇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바르고 참다운 마음을 다스릴 사람이요,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바르고 참다운 사랑을 나눌 사람이라고 느낀다. 팬클럽을 거느리거나 팬클럽을 만들 때에는 글을 쓰는 이도 글을 읽는 이도, 즐겁고 아름다운 삶이랑 동떨어지고 만다. 4346.1.2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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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3-01-28 16:06   좋아요 0 | URL
"이른바 ‘주의주장’이 옳거나 바르대서 거친 말투나 막말을 일삼는 짓이 옳거나 바를 수 없다."
- 이것 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에요. ^^ 일기장에 적어 두고 싶어요. 가끔 비방하는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거든요. 간접적으로 쓴 적도 있고요. ㅋ

숲노래 2013-01-28 16:41   좋아요 0 | URL
에구구... 그렇군요.
이런 이야기는
저마다 스스로 무언가 끓어오를 때에
스스로 다스리면서 해야 하는 말이로군요 @.@

pek0501 님도 무언가 끓어오를 때가 있으시군요... 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