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두 아이와 숲길 거닐다가 대나무숲을 만난다. 대나무숲에서 대나무잎을 촤르르 간질이는 바람소리를 듣는다. 바람소리일까, 잎소리일까, 나무소리일까, 겨울소리일까. 바다에서도 숲에서도 소리는 노래처럼 물결치는구나.
큰아이가 문득 대나무 한 그루 줍는다. 누군가 베어서 흙바닥에 뒹구는 대나무 한 그루. 꼭 큰아이가 쥐어서 들고 놀 만한 크기이다. 참말 누가 베어서 이 자리에 두었을까. 큰아이가 놀기 좋도록 미리 베지 않았을 테지만, 큰아이한테 이 대나무 한 그루는 좋은 놀잇감이자 놀이동무가 된다. 4346.1.2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