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양말
큰아이는 곧잘 짝양말을 신는다. 한 짝을 맞추어 신는 양말 아닌, 짝짝이로 신는 양말이다. 틀림없에 제 짝이 한 켤레로 있는 양말인데, 짝짝이로 신으면서 어느새 한 켤레로 맞는 양말 한 짝이 사라지기도 하고, 제 짝이 사라지니 어쩔 수 없이 짝양말을 신기도 한다. 이 양말도 예쁘고 저 양말도 예쁘다면서 이리저리 신고 벗고 놀다가, 한 짝이 어디론가 사라지거나 숨는 바람에 짝양말을 신기도 한다. 제 짝 한 켤레로 안 신고 짝양말 신은 모습을 아버지한테 들키면, 치마를 확 내리며 짝양말을 숨기고는 까르르르 웃는다. 쳇. 너 참 잘났어. 네가 빨래를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자꾸 새 양말 꺼내 신고 또 벗고 또 신고 하면서 방바닥에 네 양말을 잔뜩 늘어놓으려니. 네 마음껏 짝양말 신고 싶으면 네가 손수 빨아서 말리고 개서 건사하라구. 요 여섯 살 말괄량이야. 4346.1.8.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