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아름다운 보배

 


  헌책방을 찾아간다. 서울에서도 인천에서도 부산에서도 춘천에서도 살지 않고, 전남 고흥에서 살아가니 헌책방을 찾아가기 어렵지만, 고흥하고 이웃한 도시 순천에는 헌책방이 있기에, 한두 달에 한 차례쯤 즐겁게 마실을 간다. 오랜만에 헌책방으로 찾아가면, 무엇보다 책내음이 확 풍긴다. 우리 집에서도, 또 서재도서관에서도 책내음은 확 풍긴다. 그런데 헌책방 책내음은 ‘내가 이제껏 아직 만나지 못한 책에서 풍기는 책내음’이다. 집과 서재도서관에서는 ‘익숙한’ 책내음이 ‘익숙하달지라도 새로 들추면 새롭게 풍기는’ 책내음이고, 헌책방에서는 아직 마주하지 못한 책들이 ‘얼른 나를 알아보면서 새로운 삶과 사랑과 꿈에 눈을 뜨렴’ 하고 이끄는 책내음이다.


  책이란 참 아름다운 보배로구나. 책이란 참 멋스러운 벗이로구나. 책이란 참 살가운 이야기로구나. 스무 해 마흔 해 지나도록 여러 생각 북돋울 수 있는 책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백 해 이백 해 지나도록 따사로운 멋 나누어 주는 책을 쓴 사람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천 해 이천 해 흐르도록 꿈을 보여주는 책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이 땅은 얼마나 환하게 빛나는가. 4346.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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