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놀이
전남 고흥에서 눈이 쌓이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러나 예전에는 고흥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었단다. 나날이 지구별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고흥에서는 이제 눈 구경이나 얼음 구경이 몹시 힘들다.
마당에 놓은 평상에 눈이 소복소복 앉는다. 햇살이 드리우며 차츰 녹는데, 그나마 마당에 떨어진 눈은 내리자마자 모두 녹고, 평상 눈만 겨우 남는다. 큰아이는 평상에 쌓인 눈을 알아채고는 평상에 신을 신은 채 올라가 뛰논다. 따순 남녘땅 눈밭이랄까.
눈을 밟다가 눈을 줍다가 눈맛을 보다가 눈길을 슥슥 밀며 걷다가, 눈이 다 녹을 때까지 흐드러지게 눈놀이를 한다. 4345.1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