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갛게 물드는 쑥잎

 


  가을은 바알간 단풍잎이나 노오란 은행잎에만 찾아들지 않습니다. 알록달록 숲에도 찾아들고, 끝자락부터 바알갛게 물드는 쑥잎에도 찾아듭니다. 스스로 씨를 내리고 스스로 자라다가 스스로 꽃을 피우는 쑥풀은 겨울이 되면 온 잎사귀가 바알갛게 타들면서 시들시들 흙으로 돌아갈까요. 이듬해에 새롭게 피어날 꿈을 꾸면서 새근새근 깊은 겨울잠을 잘까요. 우리 집 뒷밭 땅뙈기에서 흐드러지는 바알간 쑥풀이 겨우내 어찌 지내며 새롭게 거듭날는지 지켜봅니다. (4345.1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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