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사는 즐거움이라면
[고흥살이 13] 아이들 마을놀이
시골 사는 즐거움이라면 아이들 마을놀이가 아닌가 느낍니다. 아이들은 자동차 빵빵 뿡뿡 시끄럽지 않은 시골에서 맨발로 논을 달리고, 고샅길을 이리저리 저희 땅으로 삼아 돌아다닙니다. 마당에서도 놀고, 마을에서도 놉니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아원이나 보육원이나 유치원에 보내야 하지 않아요. 아이들은 집과 마을과 숲에서 저희끼리 신나게 뛰놀 수 있으면 돼요.
나라에서 보육비 지원을 해 주어야 보육정책이 아름답지 않습니다. 어버이로 살아가는 어른들 누구나 회사일에 적게 얽매이면서 아이들하고 도란도란 어울릴 겨를이 넉넉할 때에 비로소 아름다운 보육정책이 되리라 느껴요. 아이들 얼굴도 보기 힘든 오늘날 문명사회가 참말 ‘문명’다운지 알쏭달쏭해요. 맞벌이를 해서 돈은 많이 번다지만, 아이들은 돈을 몰라요. 아이들은 돈을 쓰지 않아요. 아이들은 그저 신나게 뛰놀 뿐이에요.
아이들이 개구지게 뛰놀고 달리듯, 어른들도 개구지게 뛰놀고 달려요. 이름표도 계급장도 모두 내려놓고, 나이값도 밥그릇 숫자도 모두 내려놓으며 즐겁게 뛰놀고 달려요. 가을바람을 쐬고 가을햇살을 맞으며 가을내음을 듬뿍 들이켜요. (4345.11.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