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오줌가리기
어제 하루 작은아이 오줌기저귀를 한 장도 내지 않는다. 한 시간에 한 차례 오줌그릇에 앉히니 이때마다 조금씩 쉬를 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에도, 새벽에 칭얼거려 깨어날 적에도, 지난 열일곱 달을 돌아보건대 막 눈을 뜨거나 잠결에 이리저리 몸을 뒤틀 적에는 쉬가 마렵다는 뜻이요, 살며시 안아서 토닥이고 보면 바지나 기저귀에 으레 쉬를 누기 마련이라, 이 즈음에 오줌그릇에 앉히니, 졸린 눈으로도 쉬를 눈다.
오늘도 낮 다섯 시 사십 분까지 아직 기저귀 한 장 내지 않는다. 틈틈이 쉬를 누였기 때문이다. 이제 깊은 낮잠에 빠진다. 깊은 낮잠을 잘 즐기다가 일어난 뒤에도 쉬를 누이면, 오늘은 밤잠을 잘 때까지 기저귀이며 바지이며 한 장도 빨래감이 안 나올 테지. 그러나, 빨래감이 있고 없고보다, 작은아이가 오줌그릇에 앉아 쉬를 누는 버릇을 들이니 반가우면서 예쁘다. 이제 너도 네 누나처럼 쉬가 마려울 때에는 쉬를 눌 자리를 찾을 수 있겠지. 쉬를 눌 자리를 찾을 수 있은 다음에는 똥을 눌 자리도 찾을 수 있겠지. 다 큰 아이가 되는구나. (4345.10.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