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볼까

 


  재미난 그림책이란 무엇일까.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책이란 무엇인가. 좋은 어린이책이나 읽힐 만한 푸른책으로 무엇을 손꼽을까.


  집에서 아이들이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집어들고 논다. 집에 이 책들이 있으니까 집어들어 논다. 읽힐 만한 값어치가 없다든지, 아이에 앞서 어버이 스스로 볼 만한 값어치가 없으면 두지 않았으리라. 그런데, 이런저런 책들이 있기에 아이들이 삶을 배울 만할까. 아이들한테 그림책이나 만화책이나 동화책을 쥐어 주고 읽히면, 아이들은 생각을 넓히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이 아이들을 먹여살리는 어버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들은 왜 학교에 아이들을 넣는가. 사람들은 왜 스스로 학교를 찾아가고, 학교를 다니며, 학교에서 얻은 지식을 펼치려 하는가. 학교는 사람들 삶자리에 언제부터 스며들었을까. 학교가 없으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가. 학교가 없을 때에는 사진기를 못 다루거나 붓질을 못하거나 글을 못 쓰는가. 학교가 있어야 문학이 있고, 학교가 있어야 흙일이 있으며, 학교가 있어야 집을 짓거나 옷을 기울 수 있는가.


  오늘날 학교는 오직 한 가지만 바라본다. 아이들이 회사원이나 공무원 되도록 대학교에 보내고, 대학교를 마치고는 달삯쟁이가 되는 길을 걷도록 하는 한 가지만 바라본다. 고등학교만 마치든 중학교만 마치든 늘 같다. 학교가 아이들한테 가르치는 대목은 오로지 하나, 회사나 공장에 들어가 달삯을 받으며 톱니바퀴가 되라고 한다. 돈을 벌고 돈을 쓰며 돈으로 세금을 내도록 등을 떠민다.


  아이들은 사랑을 누구한테서 배워야 하나. 아이들은 사랑을 어디에서 배워야 하나. 아이들은 꿈을 누구한테서 보아야 하나. 아이들은 꿈을 어디에서 배우고 펼쳐야 하나.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시험성적에 얽매여야 한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나서 자격증에 얽매여야 한다. 아이들은 언제나 스스로를 숫자로 동여매야 한다. 아이들은 제 넋과 얼이 아닌 숫자와 증명서를 손에 거머쥐어야 한다. 이 아이들은 무엇을 보는가.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으면, 이 아이들이 낳은 아이들은 무엇을 보는가.


  아이들은 삶을 보는가. 아이들은 서로를 보는가. 아이들은 어버이를 보는가. 아이들은 사랑을 보는가. 아이들은 숲을 보는가. 아이들은 무엇을 보며 살아가는가. (4345.9.28.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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