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 하얀구름
두 아이를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마을을 빙 돈다. 대청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하늘도 예쁘지만, 마당에 서서 올려다보는 하늘도 예쁘고, 자전거를 타고 이웃마을 두루 돌며 올려다보는 하늘도 예쁘다. 자전거를 몰기에 두 팔을 쪽 뻗을 수는 없고, 한 팔을 들어 휘휘 젓는다. 구름을 잡고 싶어 손가락을 조물딱조물딱거린다. 참 파랗구나, 참 하얗구나.
나는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처럼 적고 싶다. 그러나 국어사전에는 두 낱말이 안 실린다. 하늘이라 하면 마땅히 파랗다 여기고, 구름이라 하면 으레 하얗다 여기니까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이라는 낱말이 국어사전에 안 실릴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먼먼 옛날에는 자동차나 공장이나 발전소나 온갖 지저분한 것이 없던 만큼, 하늘이 파란 빛깔 아닌 적 없고 구름이 하얀 빛깔 아닌 적 없었으리라. 오늘날이 되었기에 따로 ‘파란하늘’과 ‘하얀구름’처럼 따져야 한다고 느낀다.
좋은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좋은 하늘이기에 ‘파란하늘’처럼 써 보고 싶다. 좋은 들판이기에 ‘푸른들’처럼 써 보고 싶다. 좋은 바다이기에 ‘파란바다’처럼 써 보고 싶고, 좋은 구름이기에 ‘하얀구름’ 또는 ‘흰구름’처럼 써 보고 싶다. 겨울에는 ‘하얀메’가 될 테고, 여름에는 ‘푸른메’가 될 테지.
요즈음 사람들은 ‘손빨래’와 ‘손글씨’라는 낱말을 남달리(?) 지어서 쓴다. 나는 시골에서 살아가는 즐거운 하루를 내 나름대로 즐겁게 내 말빛으로 영글고 싶다. (4345.7.30.달.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