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05] 밤더위
밤에 덥습니다. 밤더위입니다. 낮에 덥습니다. 낮더위입니다. 밤에 바람이 붑니다. 밤바람입니다. 낮에 바람이 붑니다. 낮바람입니다. 밤에 달이 뜹니다. 밤달입니다. 낮에 달이 뜹니다. 낮달입니다. 밤에 피는 꽃이라 밤꽃이고, 낮에 피는 꽃이기에 낮꽃입니다. 밤에는 밤그림자가 드리우고, 낮에는 낮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밤이 되어 새근새근 밤잠을 이룹니다. 낮에 살짝 드러누워 낮잠을 즐깁니다. 스스럼없이 살아갑니다. 사랑스레 살아갑니다.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스스럼없이 살아가는 나는 스스럼없이 나눌 좋은 말을 빚습니다. 사랑스레 살아가는 나는 사랑스레 주고받을 맑은 말을 빚습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나는 아름답게 꽃피울 기쁜 말을 빚습니다. 한여름 밤은 후끈후끈 덥구나 싶다가도 차츰 깊을수록 더위가 가시면서 새벽에 이를 무렵에는 퍽 시원합니다. 집 둘레에 흙이 있어 풀과 나무가 자라는 보금자리에서는 땀이 하염없이 솟는 밤더위가 찾아들지 않습니다. (4345.7.27.쇠.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