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테이프 꽂기 (도서관일기 2012.7.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노래테이프 두 상자를 끌러서 꽂는다. 노래시디 한 상자도 꽂았다. 마땅한 자리가 생각나지 않기에, 빈 책꽂이 자리에 꽂는다. 두 겹으로 꽂는다. 어쨌든 자리를 적게 차지하도록 두 겹으로 꽂는데, 빈 책꽂이 자리가 아직 널널할 때에는 한 겹으로만 꽂고, 앞에 비는 데에는 다른 자잘한 것을 놓아 꾸며도 좋겠구나 싶기도 하다. 나중에 틈이 나면 더 손보기로 한다. 노래테이프도 한 해 넘게 상자에 갇힌 채 있다가 풀렸는데, 물기를 얼마나 먹었을까 모르겠다. 나중에 늘어지거나 해서 못 들을까 걱정스럽다만, 노래테이프를 들을 수 없다면, 이제는 이 테이프는 유물처럼 덩그러니 놓아야겠지. 참 오랫동안 나한테 고운 노래를 들려주던 테이프이니까, 앞으로는 곱게 쉬어도 좋으리라.


  내 옛 물건 상자를 끌르다 보니, 내 국민학생 적과 중학생 적과 고등학생 적 공책도 나온다. 어느 공책은 스멀스멀 곰팡이가 피려 한다. 눅눅한 공책이든 안 눅눅한 공책이든 해바라기를 시킨다. 둘째 아이가 서재도서관 안밖을 돌아다니다가 쉬를 누는데, 마침 내 공책들 옆에서 눈다. 애써 눅눅한 기운을 말리려 하다가 오줌을 뒤집어쓸 뻔했다.


  책꽂이 자리를 잡고 책을 꽂을 때에는 ‘서재도서관을 치우고 꼴을 갖춘다’는 모습이 환히 드러나는데, 자질구레한 짐을 치우고 바닥을 닦으며 사진을 곳곳에 붙일 때에는 ‘무언가 움직인 티’가 잘 안 난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는 나날이 예쁘게 거듭난다고 느끼니까 이렇게 조금씩 손질하는 맛으로 살자. 큰아이는 사다리를 타고, 작은아이는 누나를 올려다본다. 둘 모두 널따란 서재도서관 골마루를 마음껏 달리거나 기거나 뛰면서 잘 논다. 사람들 살림집도, 사람들 마당도, 사람들 삶터도, 이렇게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뛰거나 기거나 달리며 놀 만한 곳이라면, 따로 책이나 신문이나 영화나 무엇이 없더라도 사랑과 꿈이 새록새록 피어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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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7-09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음악 테이프를 몇 년 전에 모두 정리해버렸어요. 비디오 테이프도 이번에 버릴거 같아요. 저렇게 꽂혀있는 테이프들을 보니, 아련하네요.

그런데 보라가 이제 잘 서는군요! 이뻐라...
(보라가 맞죠? 벼리가 따님이죠? 제가 40이 넘어간 이후로 기억력이 영..)

숲노래 2012-07-10 03:03   좋아요 0 | URL
둘 다 씩씩하게 잘 놀아요.
둘째도 한창 잘 걸어다니며 논답니다~

저는 노래테이프를 틈틈이 더 모으기도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