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놀이 책읽기

 


  해가 움직이는 결에 따라 그림자가 생긴다. 그림자는 널찍하게 생기기도 하고, 좁다랗게 생기기도 한다. 아이가 들어가 몸을 쏙 숨길 만하게 생기기도 한다. 아이 키보다 훨씬 높으나 어른 키로는 이럭저럭 알맞춤한 빨랫줄에 드리우는 갓난쟁이 기저귀는 조금 큰 아이한테는 그림자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놀이터를 마련해 준다.


  그림자놀이는 놀이책에 실리지 않는다. 그림자놀이를 놀이로 여길 어른은 아마 없으리라. 그러나, 그림자를 바라보는 아이들은 으레 제 그림자를 따라다니고, 다른 그림자를 콩콩 밟으면서 논다. 말없는 벗이요, 언제나 같은 빛깔로 기다려 주고, 모습을 달리하는 예쁜 동무이다. 날마다 보아도 새삼스럽고, 언제 보아도 다른 빛깔과 모습과 무늬와 결로 찾아드는 좋은 손님이다. (4345.6.23.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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