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쫑
둘째 아이 돌떡
마을 집집
모두 돌며
두 손씩 드린다
해 떨어진
어둑어둑
조용한 저녁
할머니 세 분
우리 집 찾아와
돌떡 그냥 안 먹는다며
쌀이며 돈을 내미신다
할머니 한 분
허리가 너무 아파
일 좀 거들어 달라며
마늘밭
마늘 다 뽑고
마늘 다 묶은 뒤
짐차에 실을 때
들어 나르기만 거들어 달라
이야기한다
허리가 아프면
처음부터 다 아프실 텐데
마늘을 뽑을 때부터
불러 주셔요
저희는 아직 마늘뽑기
해 보지 않아
한 가지씩 몸으로 겪으며
배워야 해요
나는
마늘밭 마늘뽑기부터
아이들이랑 찬찬히
품앗이 하기를 꿈꾼다
마늘뽑기부터
품앗이 한다면
잘 자란 마늘들 가운데
마늘쫑 예쁘게 남은
서너 알
뿌리까지
예쁘게 건사해서
우리 집 마당에
옮겨심어
마늘꽃 아이들한테
구경시키도록 해 주십사
얘기할 수 있기를 빈다
4345.5.20.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