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를 바라보는 아이들
우리 집 처마 밑 새끼 제비 네 마리가 모두 날갯짓을 익혔다. 날마다 들여다보며 이 새끼들이 언제쯤 무럭무럭 자라 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날갯짓 익히기는 아주 금세 끝난다. 며칠 지나지 않아 모두 날갯짓을 한다. 먼저 새끼 제비 한 마리만 두 어미가 갈마들며 날갯짓을 곁에서 보여주면서 익히도록 하는데, 이렇게 새끼 제비 한 마리만 여러 날 날갯짓 놀이를 새벽에만 살짝 하더니, 다른 새끼 제비 세 마리 모두 둥지에서 벗어나 날갯짓을 처음으로 하던 날, 아침이 되자 모두들 날갯죽지에 힘이 붙고, 날갯죽지에 힘이 붙은 새끼 제비 네 마리는 어미 제비 두 마리하고 둥지를 떠난다. 아침에 떠난 제비는 해거름 무렵 돌아온다. 하루 내내 먼먼 어딘가를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날갯짓을 가다듬었겠지. 이제 제비들이 다시 안 돌아오나 싶었으나, 날갯짓을 하며 부산을 떨던 새끼들은 저희가 태어난 둥지로 돌아와 새근새근 잠들고, 이듬날 새벽에 다시 깨어나 먼먼 어딘가로 다시 떠난다. 그러고 다시 돌아와 또 옛 둥지에서 잠들고. 새끼 제비가 모두 날갯짓을 익히기 앞서, 하루 앞서, 어미 숫제비는 새끼들 웅크린 둥지 곁에 새 제비집을 한 채 손질했다. 이제 새끼들 덩치가 커지니 서로 나누어 자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새끼 제비 네 마리 날갯짓을 처음 익히며 우리 집 마당 전깃줄에 내려앉은 이른아침, 아이와 함께 마당으로 나와 올려다본다. 새끼 제비들은 끊임없이 노래를 하고, 노래를 한참 잇다가는 모두 폴폴폴 날아서 떠났다. (4345.6.15.쇠.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