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가 글씨놀이 할 적에
다섯 살 첫째 아이가 책상맡에 앉아 글씨놀이 할 적에, 두 살 둘째 아이가 아랫도리 벗은 몸으로 책상을 밟고 올라간다. 올라가지 말라고 말라고 해도 끝까지 올라간다. 올라가서는 누나가 무얼 하는가 빤히 쳐다본다. 누나가 펜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리는 사이 잽싸게 손을 뻗어 펜을 쥐어 본다. 그러나 이내 누나한테 빼앗긴다. 누나가 다른 놀이에 사로잡혀 책상을 떠나니, 이제 책상맡에 있던 빈책이며 펜이며 온통 둘째 아이 차지. 얘야, 네가 마치 책을 읽는 척하는구나. (4345.6.6.물.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