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놀자
[고흥살이 12] 여기는 우리 집이야
첫째 아이는 곧잘 “여기 우리 집이야.” 하고 말합니다. 참말 여기 우리 집 맞아, 그러니 우리 집이지. 여태 다른 사람 집에서 살다가 이제 바야흐로 우리 집에서 살지. 마음껏 꾸미고, 즐겁게 누리며, 예쁘게 살아가지. 마당과 꽃밭에 풀이 제멋대로 자라도록 두기도 하다가, 이 풀섶에서 둘째 아이가 이리저리 기어다니기도 하고. “여기 우리 집이야.” 하는 네 말처럼 네 즐거움 누리며 살아가는 집이야.
혼자 신을 꿸 줄 아는 첫째 아이는 짝신을 즐겨 신습니다. 아직 쌀쌀하던 때에는 짝양말 곧잘 신었고, 차츰 따스해지는 날이기에 맨발로 짝신을 신고, 때로는 맨발로 돌아다닙니다. 둘째 아이는 가고 싶은 데를 제 두 팔과 두 발을 써서 기어갑니다. 이제 슬슬 걸을 때도 되건만 좀처럼 안 걷고 기기만 하는데, 아직 둘째한테는 기기가 한결 빠르며 좋기 때문일 테지요. 시멘트로 덮인 마당도 기고, 아버지가 베지 않아 우거진 풀밭 사이도 깁니다.
어디이든 우리 집입니다. 어느 곳이든 우리 마을입니다. 예쁘게 누리는 집입니다. 예쁘게 살아가는 마을입니다. 따순 햇살을 받으며 걷고, 하얀 햇볕을 받으며 깁니다. 고운 햇살을 쬐며 들새 노래를 듣고, 맑은 햇볕을 받으며 들바람 노래를 듣습니다. (4345.6.5.불.ㅎㄲㅅ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