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쟁이 아이들

 


  사진을 찍는 어버이 곁에서 사진을 배우며 살아가는 아이들입니다. 흙을 사랑하는 어버이 곁에서 흙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입니다. 온갖 도시 문명과 문화를 누리는 어버이 곁에서 온갖 도시 문명과 문화를 빨아들이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한테 무언가 가르친다 할 때에는, 누구보다 어버이인 나 스스로한테 가르칩니다.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할 때에는, 바로 나 스스로 어떤 삶인가를 돌아보는 나날입니다.


  깊은 밤 잠을 자다가 문득 깨어 아버지를 찾는 둘째 아이를 무릎에 누여 다시 재웁니다. 두 아이 모두 깊이 잠들었구나 싶어, 아버지는 슬쩍 조용히 일어나 셈틀을 켜고는 글을 쓰려 했는데, 아이는 곁에서 아버지가 안 자니 서운하다며 이렇게 찾아듭니다.


  아이를 무릎에 누여 재우면 무릎이 없는 듯 저립니다. 피가 흐르지 못해 쭈뼛쭈뼛 저릴 때에 아이를 살며시 들어 자리를 바꿉니다. 피가 다시 흐르며 저릿저릿 간지럽습니다.


  사진쟁이 아버지가 사진기 다루는 매무새가 어여쁘다면 사진쟁이네 아이들 또한 사진기 다루는 매무새가 어여쁩니다. 흙일꾼 아버지가 연장을 잘 간수한다면 흙일꾼네 아이들 또한 연장을 잘 간수합니다. 자전거에 수레를 붙여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아버지가 들길을 호젓하게 달릴 줄 안다면, 자전거수레 누리는 아이들은 들길을 호젓하게 달리는 보람을 마음껏 받아들입니다. 서로 좋은 사랑이자 꿈이고 이야기입니다. (4345.5.26.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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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5-26 20:23   좋아요 0 | URL
어이쿠 DSLR이 상당히 무거운데 저러다 떨어뜨리면 고장이 나질 않을까요? 요즘 중고 똑딱이 디카는 한 3~4만원 주면 살수 있는데 그걸 쥐어주는 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숲노래 2012-05-27 07:17   좋아요 0 | URL
그렇게 무겁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아이가 떨어뜨리지 않는 줄 잘 알고, 첫째 아이는 돌쟁이일 때부터 저렇게 놀았으니 아주 홀가분하게 잘 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