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작은 시집 《작은 기쁨》(열림원,2008)을 읽는데, “시는 / 내 마음을 조금 더 / 착하게 해 주었다” 하는 노래 한 마디에 오래도록 눈길이 멎는다. 내가 글을 왜 쓰는가 하고 생각해 보니, 나 또한 내 마음을 내 손으로 착하게 다스리고 싶기 때문이로구나 하고 깨닫는다. 내 삶을 내 생각으로 예쁘게 일구고 싶기에 글을 쓰고, 내 꿈을 내 사랑으로 보듬고 싶기에 사진기를 쥐는구나 하고 느낀다.
이해인 님은 수녀원에서 마흔 해를 넘게 살았다 하는데, 수녀원이란 어떤 곳일까. 수녀원에서 올리는 비손은 누구를 아끼거나 사랑하는 춤이나 노래일까. 수녀원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으며 어깨동무할까.
참말, 착하게 살아가고 싶어 수녀원이라는 길을 걸어가며 싯말 몇 가닥 갈무리한 이해인 님이라 할 테지. 문학이나 예술이나 어떤 이름이 붙기 앞서, 스스로 착한 삶을 좋아하며 빙긋 지은 웃음 한 자락이 싯말 하나로 태어났겠지. 이해인 님과 이웃한 사람들이 저마다 착하게 살아가고 싶은 꿈과 예쁘게 사랑하고 싶은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누면서 하루하루 고맙게 맞이하며 누릴 수 있기를 빈다. (4345.5.6.해.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