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전선 -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은유 지음 / 메멘토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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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독서모임에서 글쓰기를 공부할 계획이다. 지역신문에 칼럼을 쓴지 10년이 지났는데 글쓰기는 여전히 어렵다. 전문 강사에게 강의를 들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책도 훌륭한 멘토가 된다. 첫 책으로 '글쓰기의 최전선(은유 저. 메멘토)' 을 선택했다. 은유 작가는 작년에 우리도서관에서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진행한 1318 독서마라톤 해단식에 초청한 강사다. 그녀는 글쓰기의 요령으로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부사 사용 금지, 잉감정 금지, 퇴고하기를 말한다. 퇴고하기에 좋은 방법은 소리 내어 읽어보고 걸리는 부분은 수정하는 것이다.

 

글쓰기의 최전선'은 저자가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학인들과 나누었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에는 '학인' 호칭이 자주 나오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강생, 문하생의 다른 표현으로 '아직 더 배울 것이 남아 있는 사람' 이라는 사전적 해석이 마음에 든다. 글쓰기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개론서는 아니지만, 글을 왜 써야 하는지, 우리의 삶, 관계,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시집, 인문도서 등 함께 읽은 책들, 유년, 청춘, 연애 등 키워드 글쓰기, 감동을 넘어 감응하는 글쓰기, 사유 연마 등 글쓰기 방법도 들려준다. 부록에글쓰기 수업 시간에 읽은 책들도서 목록과 간단한 리뷰는 글쓰기 공부에 도움이 될 보석 같은 책이다.

 

감동을 넘어 감응하는 글쓰기라는 표현이 신선하다. "감동이 가슴 안에서 솟구치는 느낌이라면 감응은 가슴 밖으로 뛰쳐나가 다른 것과 만나서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오는 '변신'의 과정까지 아우른다. 감동보다 훨씬 역동적인 개념이다." 감응은 타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다. 저자는 감응 능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시집 읽기를 꼽는다. 문태준의 '가재미', 최승자의 '이 시대의 사랑', 감사인의 '가만히 좋아하는' 시집은 다행히 낯익다.

 

그녀는 글을 쓰면 무엇이 좋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딱 이만큼이다. 생의 모든 계기가 그렇듯이 사실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전부 달라진다. 삶이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는 느낌에 빠지며 더 나빠져도 위엄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되고, 매 순간 마주하는 존재에 감응하려 애쓰는 '삶의 옹호자'가 된다는 면에서 그렇다."

 

나는 업무 또는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클 때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 밤새 뒤척이다 새벽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대로 삶이 흘러갈 때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 삶이 간결해지는 느낌이다. 가끔은 책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한다.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 불행으로 나아갈 때 글쓰기는 자꾸만 달아나는 나의 삶에 말 걸고,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고, 살아 있는 것들을 살게 하고, 인간의 존엄을 사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좋은 글은 질문한다. 선량한 시민, 좋은 엄마, 착한 학생이 되라고 말하기 전에 그 정의를 묻는다. 좋은 엄마는 누가 결정하는가. 누구의 입장에서 좋음인가. 가족의 화평인가. 한 여성의 행복인가. 때로 도덕은 가족, 학교 등 현실의 제도를 보호하는 값싼 장치에 불과하다. 일상의 평균치만을 관성적으로 고집하며 살아가는 순치된 개인을 길러낸다. 하지만 평균적인 삶도 정해진 도덕률도 없다. 천 개의 삶이 있다면 도덕도 천개여야 한다. 자기의 좋음을 각자 질문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정의할 수 있는 힘을 갖는게 중요하다. 작가는 그것을 촉발해야 한다. 삶에 존재하는 무수한 "차이를 보편으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로부터 기존의 보편을 끊임없이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글이 생명력을 갖는다. 내가 쓴 글이 숨 막히는 세상에 청량한 바람 한줄기 위안이 되는 것도 좋지만, 사막을 옥토로 만들 물음의 씨앗을 품고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질문하는 글'은 '생성하는 삶'으로 이어진다. 왜 라고 묻는 글, 자신을 다양한 존재로 개방하도록 등 떠미는 글, 도덕 위에서 춤추도록 깨달음의 오르가슴을 선사하는 글, 모든 글(책)의 최종 목적은 '감동'이다. 그리고 진정한 감동은 신체가 바뀌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이다.            p.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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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1-20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 님이 지역신문에 칼럼을 쓴지 10년이 지났습니까. 지속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거죠. 축하드립니다. 이건 축하할 일인 것 같아요.

강준만, <글쓰기가 뭐라고>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아마 책의 목차를 보시면 구입하시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유익함을 떠나서 저는 그냥 재밌더라고요. 이 책은 유익함까지 갖추고 있어요.

세실 2019-02-04 20:43   좋아요 1 | URL
페크님~~ 잘 지내시지요^^
지역 신문에 참 오래 썼지요. 무료로 글을 게재하지만, 저에 대한 홍보 효과는 크네요.
글쓰기를 지속하는 힘이 되니 나름 보람도 있어요.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축하 감사해요~~~

강준만의 글쓰기가 뭐라고 읽고 싶던 책이예요. 조만간 꼭 읽겠습니다.
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요.
두 아이가 서울에 있게 되어, 서울에 가끔은 가려 합니다.
올해는 꼭 뵙기를~



카알벨루치 2019-02-01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해피설되시고 굿뜨한 연휴 되십쇼^^

세실 2019-02-04 20:44   좋아요 1 | URL
넹넹~~ 오늘 하루종일 전 부치느라 속이 니글거리지만, 단촐해서 좋아요.
편안한 연휴 맞이하고 있습니다.
카알벨루치님도 행복한 설날, 연휴 되세요~~~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9-02-04 20:56   좋아요 0 | URL
에효~고생많으세요 ~ㅎㅎ커피한잔 하히면서 힐링하소서 ^^☕️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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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 옆에 두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 오늘은 친정엄마가 볶아준 돼지감자 세 알을 뜨거운 물에 넣은 국산차다. 추운 겨울에는 차 소리,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함박 눈 내린 날의 묵직한 가라앉음이다. 모두 잠들어있는 한밤의 고요는 내게 또 다른 세상이다.   

 

정혜신 정신과 의사의 책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 를 읽는데 울림을 주는 구절에 울컥했다. "네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의 본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 편 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작은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일때 담임샘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아이가 친구에게 맞아 아파한다고 병원에 가봐야 할것 같다고...온순한 아이고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 맞을 짓도, 싸울 일도 없던 아이였다. 그 순간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7월이었다. 나는 아이를 위로했다. 지금 생각하니 오버할 행동을 많이 했지만,  아이는 그때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꼈다.  

 

요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인기다. 상위 0.1%의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를 무대로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몸부림하는 부모들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대 의대에 합격했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사라진 영재, 부모의 일그러진 교육열에 도벽을 일삼는 예빈 등 민낯도 보여준다. "엄마는 내가 왜 과자를 훔치는지 물어보지 않아" 하며 울음을 터트리는 예빈의 모습에 먹먹해진다. 도벽이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엉뚱한 방법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따뜻한 엄마라면 아이가 왜 과자를 훔쳤을까 고민하고, 대화를 통해 진심으로 위로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공감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30년간 경험한 정신과 의사의 시선으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을 치유한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공감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우리 아이가 재수할 때 수시로 해주었던 '엄마는 너를 믿어. 어떤 결과가 나와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을 주었다는 말과 연결된다.    

 

살아가면서 친구나 지인에게 어설픈 충고를 한 적이 많다. 자신의 아픈 상처를 주저하며 말할때 공감하기 보다는 무언가 결론을 내주려고 조바심했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 (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는 저자의 말에 내 충고에 상처 받았을 사람들의  원망 어린 눈길이 되돌아오는 듯하다. 그저 따뜻한 눈길, 부드러운 숨길로 감싸주면 되는데.

 

책에는 기억하면 좋을 보석 같은 구절이 참 많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 어째서 우울증인가. 말기 암 선고를 받은 사람의 불안과 공포가 왜 우울증인가. 은퇴 후의 무력감과 짜증, 피해 의식 등이 어떻게 우울증인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한 아이의 우울과 불안을 뇌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초래한 우울증 탓으로 돌리는 전문가들은 비정하고 무책임하다. 흔하게 마주하는 삶의 일상적 숙제들이고 서로 도우면서 넘어서야 하는 우리 삶의 고비들이다."

 

조금은 험난한 삶의 일상적 숙제들을 서로 도우면서 풀어가는 용기, 타인의 고통에 진심으로 아파하며 집중해서 들어주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이제는 주변사람이 나에게 힘들다고 손을 내밀면 묵직한 목소리로 '네가 옳다!'고 말해주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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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12-18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잘 지내고 계시죠?
아이에게 공감보다는 ‘충조평판‘ 하는 것이 마치 부모의 역할인양 착각할때가 많아요. 역할 빙자하여 특권처럼 누리고 누군가를 내 맘대로 하고 싶은 거죠.
‘네가 옳아‘라고,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또 저 자신에게도 가끔 토닥여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실 2018-12-2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답글을 바로 달았다 생각했는데...이런
hnine님 잘 지내시지요. 저는 잘 있답니다^^
저도 충조평판...잘 해요. 마치 모든걸 아는것처럼...
그저 들어주면 되는데.
진심으로 공감하는 법을 알려주어 특히 좋았어요.

카알벨루치 2018-12-24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메리크리스마스 하십시오 ^^

세실 2018-12-28 13:57   좋아요 1 | URL
어머 이제 연말이 되었어요^^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 내년엔 알라딘에 자주 들어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페크(pek0501) 2019-01-07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흥미롭게 읽은 책입니다. 어느 정도 읽으니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게 되어 다른 책으로 넘어갔는데 다시 잡고 끝까지 읽을 책입니다. 저의 뇌를 새롭게 스캔해 준 책으로 뽑습니다.

세실 2019-01-10 11:19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 읽고나니 제대로 공감하기가 어떤건지 알겠더라구요. 가끔 우리 직원들이 제가 영혼없는 대답한다고 하거든요. 심드렁하게..... 사람 마음알기는 힘들지만, 진심은 통하네요~~~

2019-01-07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0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 넘어지는 연습 -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을 수 있도록
조준호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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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에서 전 유도선수 조준호의 일상을 보여주는데 책 읽는 모습이 신선했다. 그는 유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간 날 때 '논어' 등 인문도서 읽기가 취미란다.

"공자의 논어는 옆에 끼고 살았다. 삶에 필요한 성찰은 감사하게도 이미 과거에 철학자들이 다 해놨으니까. 우리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오히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충분히 사색하고 고민할 시간이 모자라서 공자의 사색과 고민에 기대었던 것이다. 그렇다. 나는 지금도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며 현재 용인대학교 유도 코치인 조준호 선수의 책 '잘 넘어지는 연습(생각정원)'을 읽었다. 그는 넘어질 수밖에 없는 삶이라면 넘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기보다 잘 넘어지는 연습을 통해 여유를 갖고 서서히 일어나라고 말한다. "어차피 넘어질 수밖에 없다면 잘 넘어질 것, 아프지 않게, 다치지 않게, 그래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유도와 사이클 선수는 잘 넘어지는 연습부터 한단다. 여러 번 넘어져본 사람이 넘어지는 이유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과 대입해도 좋을 구절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 스스로를 다독이는 응원이 필요하다.

 

그는 태릉선수촌에 들어가고 국가대표가 되었지만 3년 동안 일곱 번의 국제대회 내내 1회전에서 탈락했다. 한때 좌절하기도 했지만 다른 선수에게 기술을 배우고 체력을 키우며 더 단단해졌다. 누군가는 그에게 동메달이 아쉽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재능보다는 노력의 힘이었기에 충분히 만족한단다. 세 평의 유도장이 아닌 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26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만으로 유도장을 차렸지만 6개월 동안 회원이 없어 고전하면서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한 달에 열 권 이상의 책을 읽는 다독가가 되었고 독서토론 모임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어 나갔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유도장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돌이켜보면 호기롭게 은퇴하고 유도장을 차릴 때 나는 많이 조급했던것 같다. 내가 은퇴한 운동선수 신분이 됐을때 사람들이 보낸 동정과 걱정의 눈빛을 여전히 잊지 못한다. 안정적으로 지속해오던 일을 그만두는 것은 나의 소신있는 선택이기 이전에 제 기능을 다해 재활용도 어려운 재료로 낙인 찍히는 일이었다. 그 찝찝한 동정과 씁쓸한 걱정들은 나를 자꾸만 실패자로, 중간에 포기한 나약한 인간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무너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스스로에게 '그리고'의 시간을 주지 못했다.

 

넘어진 다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넘어지자마자 벌떡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잠깐은 창피함을 견뎌야 하고, 상처를 살펴야 하며, 가빠진 호흡을 골라야 한다. 그래야 잘 일어날 수 있다. 유도에서도 낙법을 친 다음에 벌떡 일어나지 않는다. 잠시 숨을 고른다음 천천히 일어나 도복을 단정하게 정리한다. 그래서 '잘 넘어지는 일'과 '잘 일어서는 일' 사이에는 '그리고'가 필요하다.

'그리고'는 넘어져서 입은 상처와 통증을 찬찬히 바라볼 여유다. 왜 넘어졌는지에 대한, 다시 넘어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일어서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이다."

 

저자는 젊은 나이지만 삶의 깊이가 있고 나름의 철학이 있다. 은퇴 후 특별한 꿈은 없지만 매일 열정의 삶을 살면서 몰입할 것이 있음에 감사했다. 어릴 때부터 유도를 했지만 이기려고 기를 쓰는 선수가 아닌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자랄 수 있도록 한 부모의 남다른 교육철학도 빛났다.

우리도서관에서 1027일에 '잘 넘어지는 연습'을 주제로 조준호 강연회가 열린다. 아직 꿈을 찾지 못했거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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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0-22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넘어지는 연습. 제목이 참 좋군요. 다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넘어지면 안 되니까, 넘어질 때도 요령이 있겠군요.

저는 기대했던 일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실망을 덜 하는 방법을 생각하곤 합니다. 실패도 즐길 수 있는 경지에 가 있으면
좋겠어요.

세실 2018-10-23 10:29   좋아요 0 | URL
넘어지는 연습부터하고, 넘어진후에는 ‘그리고‘를 생각하며 숨을 고르래요. 넘어진 이유를 생각하는거죠.
서른한살의 청년이 이리 인생을 알다니... 역시 독서의 힘이더라구요^^

실망을 덜하는 방법 생각하기. 굿 입니다. 실패를 즐기는 경지...캬~~
최근에 후회하는 일이 있었는데 글을 쓰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해결되네요.
역시 글쓰기는 치유의 힘이 있어요^^

희망찬샘 2018-10-23 06: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이야기예요. 지금껏 너무나도 넘어지지 않으려 애를 써 왔구나 싶네요.

세실 2018-10-23 10:34   좋아요 0 | URL
아.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신... 저도 그랬거든요.
그래도 생각지 않은 방향에서 넘어지더라구요.
그럴때 즉각 대응보다는 잠시 숨 고르기...
참 멋진 청년이죠^^

수퍼남매맘 2018-10-23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운동선수셨던 분이 쓰신 책이군요. 급 호감이 가네요.
회복적 탄력성이 뛰어난 분 같네요.

세실 2018-10-25 08:44   좋아요 0 | URL
네 스물여섯에 은퇴하고 제2의 인생을 일찍 준비한 분!
회복 탄력성 좋으세요~~
토요일 강의 기대하고 있어요. 진솔할듯요^^
 
이토록 고고한 연예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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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빛이 고운 가을에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몸이 들썩인다. 이럴 때 가벼운 소설이 끌린다. 소설을 선택하는 기준은 평소에 눈여겨본 저자의 책이다. 김탁환 소설가는 고전문학을 전공한 대학교수에서 전업 작가가 되었다.

 

딸아이가 집에 왔을때 적극 추천한 책 '이토록 고고한 연예(김탁환 저. 북스피어)'를 둘이 함께 읽었다. 다 읽은 후에 나는 딸에게 "대체 누구와의 연애담이지?"하고 말했다. 제목을 '이토록 고고한 연애'로 읽은 것이다. 고정관념이란...

      

오래 전 이외수의 소설 '벽오금학도'를 읽었을 때의 몰입감이다. 모처럼 근사한 소설 읽는 재미를 즐겼다. 주인공 달문은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의 주인공 광문의 또 다른 이름이다. 달문은 청계천 수표교 거지패 왕초이며 광대였다. 정의로운 성품과 다재다능한 재주로 역사서에 기록된 실존 인물이다. 저자는 매설가(소설가)가 꿈인 인삼가게 주인 모독의 눈으로 조선시대 서민들의 궁핍한 삶, 탐관오리의 횡포를 이겨내고자 노력한 달문의 휴머니즘을 려냈다.


달문의 외모를 평가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광문은 외모가 추악하고, 말솜씨도 남을 감동시킬 만하지 못하며, 입이 커서 두 주먹이 들락날락했다.' 반면에 달문을 평생 사모했던 기생 운심은 달문을 이 나라 최고의 미남이라고 말한다.

 

아름다움이란 바위처럼 불변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며 채워 나가는 거랍니다. 잘리거나 뽑힌 나무보다 잎을 피우고 가지를 뻗는 나무가 훨씬 아름다운 법이죠. 달문 오라버니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아름다움을 채워나가는 사내는 없어요. 분명히 더럽고 추한 자리였는데 순간순간 뜻밖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채우니 놀라고 탄복하죠. 달문 오라버니도 자신이 그런 재주를 지녔다는 걸 알아요. 아름다움이 무엇이란 걸 아는 사내는 만 명에 한 명 될까 말까 하고, 그 아름다움을 솜씨 좋게 만드는 사내는 그걸 아는 만 명 중에서 또 한두 명이랍니다. 모독 오라버니는 이런 게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 적 없죠?"

 

달문은 비루한 거지이며 광대였지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진정한 만능 엔터테이너였다. 평생 한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떠돌기를 원하는 사람이었지만, 어디선가 도움이 필요할 때 나타나는 '홍길동' 이었다. 소설에는 간헐적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곁들인 '열하일기'와 활빈당의 활약도, '구운몽'을 들려준다. 저자의 고전문학 전공이 빛나는 순간이다. 달문은 누군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자칫 죽음을 당할수도 있었지만 용서하는 넓은 아량을 베풀었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 믿음을 중요시하는 삶 자체였다. 그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에 반했다.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는 모습이 멋지네.  닮고 싶은 달문이다. 외모는 말고, 성격만! 

 

달문의 삶을 소개하며 저자는 말했다. “달문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를 다시 만날지 확신하기 어렵다. 내 인생에 한없이 좋은 사람을 써야 한다면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겨울 뜨거운 촛불의 발걸음을 기억하는 독자에게 즐거움과 위로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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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0-08 21: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지원을 좋아하죠 김탁환 작가가~

세실 2018-10-09 14: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오랜만에 재미있게, 술술 읽은 소설책이었어요^^

페크(pek0501) 2018-10-22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세실 님도 ‘벽오금학도‘를 읽으셨군요? 저는 그 당시 이외수 작가의 팬이라서 그 당시까지 나온 소설은 대부분 읽었답니다.
우리는 닮은꼴~~ 인 것 같습니다. 읽은 책이 똑같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니까요...ㅋㅋ

세실 2018-10-23 10:37   좋아요 0 | URL
저 벽오금학도 읽으면서 소설 읽는 맛을 만끽했어요~~ 마치 환타지 같은^^
그니깐요. 독서취향 저격!
늘 감사합니다~~~
 

 

 

 

 

 

 

 

 

 

 

성당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 일곱번째. 이번 시간엔 성당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친한 동생이 장소와 음료를 제공했다. 늘 성당 강의실에서 하다 카페에서 하니 마치 소풍 나온 학생들처럼 설레는 모습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81세 어르신은 내 옆에 앉아 입 모양을 열심히 바라 보신다. 내가 먼저 책에 대한 소개와 느낀점, 좋았던 여행지를 말한다.

 

책의 제목만 보고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떠올렸습니다. 저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지역의 숨은 명소를 소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마치 신문기자가 취재 일기를 쓰듯 직접 체험한 내용을 담은 체험 삶의 현장입니다. 마을 농부 김갑순씨, 노병만씨네 소, 이웃마을 김병운씨, 최정운씨..왠지 정겨웠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단문이면서 섬세한 묘사, 마치 시처럼 상상하며 천천히 읽는 맛이 좋았어요. 밑줄 그은 부분을 몇 번씩 읽어보았습니다각자 좋았던 구절, 책 읽은 느낌을 말씀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 장소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저는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 참 좋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 산길을 걸어 오르면  마치 동화속 풍경으로 들어가듯 굉장한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나오는거예요. 빙그르르 돌아도 자작나무 숲만 보였어요. 천상의 숲이 이런 느낌일까? 생각했죠.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이 책에서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자작나무숲과 김옹택 시인의 마을 풍경을 다룬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몇년 전, 도서관 독서회 회원들과 김용택시인 마을에 다녀온 기억이 있어 더 정겨웠습니다.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숲이다. 하얀 나뭇가지에서 파스텔톤의 연두색 새잎들이 돋아날 때 온 산에 푸른 축복이 넘친다. 자작나무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흔들린다.”     p.77

 

"마암분교 아이들 머리 뒤통수 가마에서는 햇볕 냄새가 난다. 흙향기도 난다. 아이들은 햇볕 속에서 놀고 햇볕 속에서 자란다....이 아이들은 저절라 자라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꽃과 계절과 함께 저절로 큰다."    p.186

 

 

 

시계방향으로 한 사람씩 느낀점과 책의 좋았던 구절을 낭독하며,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 말하기를 주문한다. 어르신 순서가 되면 입가에 미소 한 가득 머금고 마치 초등학교 소년처럼 부끄러워하며 느낀점을 말씀하신다. 마냥 좋으셨다며 늘 짧고 명료하게 이야기하신다. 또 다른 어르신은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문화재지킴이와 문학회 활동도 하고 있다. 어르신은 노트에 기억에 남는 구절을 빼곡히 적어놓고 다 좋은 구절이라 어떤 걸 읽어야할지 모르겠다며 행복해하신다. 

 

 

한 사람씩 이야기를 나누면 1시간이 훌쩍 넘는다. 대화가 산으로 가는 분은 슬쩍 정리도 하며 1시간 30분을 넘지 않는다. 마무리 시간에는 준비한 독서퀴즈를 내고 맞춘 분에게 소소한 기념품을 증정하면 모임은 끝난다. 꾸준히 할 자신은 없지만 일단 올해 12월까지 이어지기로... 다음 책은 <굿 라이프>다        

 

 

<독서퀴즈>

 

1. 다음 설명하는 꽃이름을 맞춰주세요.

이 꽃은 한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이 꽃은 떨어져 죽을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보인다. ‘눈물처럼 후드득떨어져버린다. <동백>

 

이 꽃은,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d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매화>

 

2. 다음 설명은 어떤 음식을 말할까요?

이것의 친화력은 크고도 깊다. 이것의 친화력은 이중적이다. 국 속의 다른 재료들과 잘 사귀고, 그 사귐의 결과로 인간의 안쪽으로 스민다. 이 친화의 기능은 비논리적이어서, 분석되지 않는다. 인간과 치정관계에 있다. <된장>

 

3. 김포평야에서 나온 김포쌀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 쌀로 지은 밥은 차지면서도 밥을 씹을 때 입안에서 밥알이 한알씩 따로 씹힌다. 밥알의 응집성과 개별성의 조화이며 미각과 촉각의 종합이다. 이것은 깊어서 편안한 매혹이며, 발랄한 낱알들의 축제이다. 놀라운 밥인 것이다. <금쌀>

  

그동안 다룬 책들... 

 

 

 

 이 책을 추천해 드렸더니 읽고 싶은 책이 참으로 많으시다며....

 어르신들이 세계명작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전거여행>을 독서모임 책으로 선정.

 

 

 

 

 

 

 

 

 

 우리는 성당 신자니까 이해인 수녀님 책은 필독서!

 아름다운 글, 일상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마음이 선해지는 느낌.

 

 

 

 

 

 

 

 고흐를 재발견한 시간.

 그림에 대한 열정, 자신의 비참한 인생을 글로 승화한....진정한 예술가의 삶.

 고흐의 그림이 다르게 보인다.

 더 친근하게,

 더 애잔하게,

 더 따뜻하게.

 

 

 

 

 

 열심히 산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된다고 하지만,

 가끔 미래의 사회가 걱정될 때,

 도움이 되는 책.

 과거와 현재, 미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한동일 신부님이 쓴 책.

 카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읽으면 좋을, 인생 철학이 담겨있는 책.

 하물며 카톨릭 신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행복해하셨다.

 기억하면 좋을 아름다운 글이 참 많았다.

 숨마 쿰 라우데!

 

 

 

 

내 작은 지식을 나누는 즐거움이 크다. 주로 내가 읽은 책 중에서 좋았던 책을 공유한다.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나눠 드려야지. 사회에 작은 공헌을 한다는 뿌듯함은 내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한다. 소소한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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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8-09-29 1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도끼다˝세실 님의 리뷰 보고 읽었더랬죠.

세실 2018-09-29 14:28   좋아요 0 | URL
책 참 좋죠.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물어보는 사람에게 이 책을 먼저 추천해 줍니다^^

페크(pek0501) 2018-09-29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훈 작가가 여성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쓴 <화장>을 읽고 놀란 적이 있어요.

독서퀴즈, 아주 유익하군요. ㅋ

세실 2018-09-30 09:30   좋아요 0 | URL
<화장>은 마치 여성 작가가 쓴듯한 리얼하면서 디테일한. ㅎㅎ
참 섬세한 작가예요. 자전거여행도 여행보다 사람, 삶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독서퀴즈 어른신들이 좋아해요. 근데 문제를 잘 맞추지 못하신다는거. 다시한번 책 내용을 확인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