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은 즐거워

 


  집안일은 즐거워. 아침 일찍부터 똥 뽀지작 하며 바지랑 기저귀랑 기저귀싸개랑 한꺼번에 푸진 똥내음 가득 풍기는 둘째 아이 옷가지 빨래하는 집안일은 즐거워. 붕붕 방방 뛰고 놀고 닫고 노래하는 첫째 아이 먹일 밥을 하는 집안일은 즐거워. 네 식구 살아가는 시골집 안팎을 쓸고닦는 집안일은 즐거워. 그러나 나는 아직 집안일 건사를 잘 하지는 못해. 참 더디게, 참 천천히, 참 느릿느릿 하나씩 배우고 깨닫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


  손에서 물이 마를 새 없어. 손에서 일을 놓는 겨를 없어. 눈에서 아이들 모습이 사라지는 적 없어. 눈에서 일거리 놓치는 틈 없어. 숨을 돌리지 못하다 싶도록 복닥이느라 한 달이 어찌 지나고 한 철이 어떻게 흐르는가를 깜빡 잊기도 하니, 어느새 감자 심는 때이고, 어느새 감꽃 필락 말락 하는 때로구나.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어른들도 튼튼하게 큰다. 바람은 맑고 햇볕은 따스하며 냇물은 고즈넉하네. 들새와 제비가 마음을 달래 주고, 개구리와 풀벌레가 생각을 어루만져 준다.


  식구들 다 함께 들마실을 나온다. 식구들 나란히 멧마실을 다닌다. 식구들 어깨동무하며 밤하늘 누리며 하루를 마감한다. (4345.5.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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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5-06 11:11   좋아요 0 | URL
늘 집안 일 하기 싫어 툴툴거리는 저를 반성하게 되네요.
들마실 하기 정말 좋은 날씨입니다

숲노래 2012-05-07 06:01   좋아요 0 | URL
그저 즐겁게 마주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