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에 만화책

 


  만화책 《치하야후루》 1권과 2권을 읽는다. 온몸이 뻑적지근 힘들기에 일찌감치 잠들까 하다가 살짝 들여다보기라도 하자 생각하다가 그만 1권이랑 2권을 내처 읽고 만다.


  만화책이기에 사람을 더 잡아끌지는 않는다. 이야기가 좋고, 줄거리가 아기자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마음에 품는 좋은 기운을 잘 풀어내니 반갑다. 곰곰이 돌이키면, 나부터 내 삶을 좋은 기운으로 풀어내어 내 몸을 따스히 돌보고, 옆지기와 아이들하고 따사로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지 않은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나부터 좋은 넋으로 좋은 말을 예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생각한다. 옆지기와 아이들이 스스로 가장 사랑할 만한 나날을 누리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서로 북돋울 수 있는 길을 생각한다.


  다섯 살 첫째 아이 오줌그릇을 섬돌에 놓은 까닭을 헤아리자. 아이 쉬를 누이며 마루문 열고 바깥으로 나가도록 하려는 까닭은, 밤에 논자락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가 쉬를 눌 때에 나도 함께 일어나서 개구리 우는 소리를 나란히 듣다가 다시 즐겁게 잠들고 싶기 때문이다. 바깥바람 살짝 쐬며 밤별을 느끼고, 밤새 노래하는 소리도 함께 듣고 싶기 때문이다.


  만화책 《치하야후루》를 읽기 앞서 고정희 시집 《지리산의 봄》을 천천히 조금 읽는다. 아침저녁으로 고정희 님 시를 몇 꼭지씩 읽는다. 며칠에 한 차례쯤 호시노 미치오 님 글이랑 어니스트 톰슨 시튼 님 글을 몇 쪽씩 읽는다. 요즈음은 로라 잉걸스 와일더 님 글도 며칠에 한 차례씩 열스무 쪽씩 읽는다.


  엊저녁부터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도 읽는다. 하루만에 백서른 쪽이나 읽는다. 세 식구 잠든 밤나절 나도 곧 자리에 누워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내가 오늘 하루 책을 얼마나 읽었나 하고 돌아보았더니 꽤 많이 읽었다. 이밖에 ‘빛깔있는 책들’ 가운데 하나인 《울릉도》도 마저 다 읽었다. 《일본의 작은 마을》이라는 책도 오늘 아침에 일흔 쪽쯤 읽었다. 그림책 몇 권 살짝 읽기도 했고, 이렁저렁 다른 책도 꽤 손에 쥐었다.


  첫째 아이 밥을 차리고 둘째 아이 죽을 먹이고 빨래를 하고 개고 이것저것 하느라 부산하다 여겼는데, 뒷간에서 똥을 눈다든지 살짝 숨을 돌리며 등허리 펴려고 자리에 누운 때라든지, 이래저래 틈을 쪼개어 펼친 책이 꽤 된다 싶어 놀랍다. 어쩌면, 내 몸이 차츰 제자리를 찾으며 책 한 권 손에 슬쩍 쥐어도 금세 마음을 잘 가다듬어 꽤 많이 읽는 노릇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음모으기가 잘 된다고 할까. 그러고 보니, 둘째 죽을 먹이고 나서 토닥토닥 재우느라 마당에 앉아 해바라기를 할 때에 책을 퍽 읽기도 했다. 첫째 아이 노는 모습을 마당에서 바라보는 한편, 제비가 제비집 손질하는 모습을 살피다가 책을 제법 들추기도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간다고 했다. 오늘은 뒷밭 돌고르기를 조금만 했다. 이듬날에도 조금만 할는지 꽤 할는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마무리짓자. 뒷밭 돌고르기를 마치면, 뒤꼍 땅뙈기를 빙 돌며 돌을 골라 보자. 빙 두르며 흙을 갈아 이곳부터 무언가를 심자. (4345.4.23.달.ㅎㄲㅅㄱ)

 

 

 

 

 

 

 

 

 

 

 

 

 

 

 

 

 

 

 

 

 

 

 

 

 

 

 

 

 

 

 

 

 

 

 

 

 

 

 

 

 

 

 

 

 

 

.. 그러고 보니, 요즈음 <숲 유치원>도 읽는데, 미처 얘기하지 않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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